성경에서는 ‘전도’와 ‘설교’를 구분하지 않고 사용한다
개역성경에는 ‘설교’라는 말이 한 번도 나오지 않는다. 그런데 영어성경 KJV에는 ‘preaching'이라는 단어가 47회나 나온다. NIV에는 39회 나온다. 어떻게 된 것인가?
“심판 때에 니느웨 사람들이 일어나 이 세대 사람을 정죄하리니 이는 그들이 요나의 전도를 듣고 회개하였음이어니와 요나보다 더 큰이가 여기 있느니라”(눅11:32).
"The men of Nineve shall rise up in the judgment with this generation, and shall condemn it: for they repented at the preaching of Jonas; and, behold, a greater than Jonas is here"(KJV).
우리 성경에는 전도라고 되어 있는데, 영어 성경에는 ‘설교’로 되어 있다. 우리 성경에는 요나의 전도를 받고 니느웨 사람들이 회개한 것으로 되어 있는데, 영어 성경에는 요나가 설교해서 그들이 회개한 것으로 되어 있다. 어느 것이 맞는 것인가?
“하나님의 지혜에 있어서는 이 세상이 자기 지혜로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고로 하나님께서 전도의 미련한 것으로 믿는 자들을 구원하시기를 기뻐하셨도다”(고전1:21).
전도에 관한 유명한 말씀이다. 무식한 방법으로 전도를 해도 하나님이 열매를 맺게 하신다. 전철역에서 띠를 두르고 “예수 천당, 불신 지옥”을 외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전도를 통해서도 사람들이 구원받는다고 이 구절은 말씀하고 있다. 전도는 방법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씨를 뿌리면 하나님은 어떤 방법으로든지 간에 열매를 맺게 하신다. 우리는 이 구절을 그렇게 이해하면 된다.
그런데 영어 성경을 보면 혼란이 생기게 된다.
“For after that in the wisdom of God the world by wisdom knew not God, it pleased God by the foolishness of preaching to save them that believe”(KJV). 새번역도 영어 성경처럼 번역했다.
“이 세상은 그 지혜로 하나님을 알지 못하였습니다. 하나님의 지혜가 그렇게 되도록 한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어리석게 들리는 설교를 통하여 믿는 사람들을 구원하시기를 기뻐하신 것입니다.”
이 번역에 따르면 이 구절은 전도에 관한 구절이 아니라 설교에 관한 구절이다. 전도의 능력에 관한 구절이 아니라 설교의 능력에 관한 구절이다. 영혼을 구원하는 것은 전도를 통해서가 아니라 설교를 통해서다. 설교를 좀 못해도 그 설교를 통해서 영혼이 구원받는다는 것이다. 혼란스럽다. 뭐가 맞는 것인가? 다음 구절도 똑같은 문제를 야기시킨다.
“내 말과 내 전도함이 설득력 있는 지혜의 말로 하지 아니하고 다만 성령의 나타나심과 능력으로 하여”(고전2:4, 개정).
“나의 말과 나의 설교는 지혜에서 나온 그럴 듯한 말로 한 것이 아니라, 성령의 능력이 나타낸 증거로 한 것입니다”(새번역).
전도와 설교는 다르다. 전도는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하는 것이다. 설교는 대개의 경우 믿는 사람들에게 하는 것이다. 전도는 교회로 인도하기 위해 하는 것이다. 설교는 교회에 나오는 사람들에게 하는 것이다. 전도는 예수 믿게 하는 것이고, 설교는 예수 믿는 사람들에게 하는 것이다. 전도는 교인들이 길에서 하는 것이고, 설교는 강단에서 설교자가 하는 것이다. 그런데 왜 성경에서는 전도와 설교를 혼용하여 사용하고 있는 것인가?
우리 성경에서 ‘전도’라고 번역한 헬라어는 ‘케리그마’(kerygma)이다. 왕이 조서를 공포하면 그것을 지방마다 다니면서 선포한다. 그것을 케리그마라고 부른다. 이런 케리그마를 우리 성경에서는 ‘전도’로 번역하였고 영어 성경에서는 모두 ‘설교’(preaching)로 번역하였다. 새번역 성경에서도 케리그마를 ‘설교’로 번역할 곳이 4군데라 있다(눅7:29; 롬2:21; 고전1:21, 2:4). 이렇게 성경에서는 전도와 설교를 구분 없이 사용하고 있다. 전도나 설교나 전하는 내용은 다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이진희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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