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예정론적 관점에서의 교단별 구원론은?
질문을 드리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 (예정) - 장로교
인간의 선택 (예지예정) - 감리교. 성결교.
신인협동설 - 천주교
침례교, 구세군, 순복음교단들은 어떤 구원관을 가지고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위처럼 간단히만 말씀해 주셔도 됩니다. 샬롬^^
[답변]
질문에 답변드립니다.
말씀하신대로 구원론에 있어서 현재의 개신교 안에 있는 교단(파)들은 신학적 입장에 따라 다소 차이를 보입니다. 하지만 예정론적 관점에서만 본다면, 두 가지 성격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전적 주권에 의한 구원과 신인협동론적 구원이 그것입니다.
사실 예정을 공식적으로 부인하는 교단은 없습니다. 예로 드신 모든 개신교 교단들 뿐만 아니라 로마 가톨릭(천주교)도 예정을 말하고 가르칩니다.
그럼에도 예정론에 대해 첨예한 차이점을 보이는 것은 예정론 인정 여부 보다는 예정론에 대한 이해의 차이 때문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바울과 어거스틴의 전통에서 출발하여 16, 7세기 종교개혁자들에 이어지는 예정론은 장로교회 신학의 독특성으로 자리잡혀 있습니다. 장로교적 개혁주의 신학의 예정론은 그리스도의 속죄의 대상이 누구인가하는 내용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장로교의 구원론이 다른 교단들과 구분짓는 특징이 되기도 하는데, 장로교에서는 그리스도께서 ‘모든’ 사람을 위해 죽으셨다는 알미니안의 견해를 반박하고, 그리스도의 죽음은 오직 ‘택자’만을 위해 고려된 것이라는 17세기 초의 화란의 도르트 총회(1618) 결정을 계승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 총회는 예정론과 관련하여 역사상 가장 첨예한 논의가 진행되었던 교회 회의였습니다. 이 총회는 알미니안주의가 제시한 항론적 성격의 5대 교리(자유의지, 조건적 선택, 보편 구속, 거부할 있는 은총, 은혜로부터의 타락)를 비성경적인 주장으로 정죄하고, 칼빈주의 5대 교리(전적 부패(Total Depravity), 무조건적 선택(Unconditional Election), 제한적 속죄(Limited Atonement), 불가항력적 은혜(Irresistable Grace), 성도의 견인(Perseverance of the Saints))를 개혁된 장로교회의 구원론으로 확립하였습니다.
이러한 예정론적 관점에서 구현된 구원론은 정통 유럽 개혁교회의 벨직 신앙고백서와 하이델베르그 요리문답의 정신을 계승한 것이며, 나아가 스코틀랜드 총회(1638)와 웨스트민스터 총회(1647)를 통해 정통 장로교회의 보편적 구원관을 확정하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되었습니다. 이후 세계 장로교회는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를 표준 문서로 받아들이게 됨으로써 도르트 회의에서 확정된 내용으로서의 예정론은 타 교단와 구별되는 장로교회의 신학적 차별성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18, 19세기에 들어서 이성과 경험을 강조하는 합리주의와 경험주의의 파급으로 전통적인 신앙고백에 대한 불신과 회의가 점차 확산되어 가는 중에, 마침내 20세기 와서 장로교회 안에서 선교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예정론을 포기하거나 수정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게 됩니다. 결국 1903년에 미국연합장로교회(PCUSA)는 정통 장로교회의 예정론에 반하는 내용으로 웨스트민스터를 수정하고, 몇 년 후에 알미니안적 성향이 강한 컴벌랜드 장로교회와 통합을 하게 됩니다(1906). 이로써 미국 주류 장로교회는 웨스트민스터 신앙 정신으로부터 멀어져 감과 함께 만인구원론을 제창하는 여타의 교단들과 손을 맞잡게 됩니다.
이러한 시대적 분위기는 초기 한국 장로교회 형성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칩니다. 물론 초기 한국 장로교회가 독노회를 개최하며(1907)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의 정신을 담고 있는 12 신조를 받아들이는 성과가 있었음에도, 초교파적인 연합 성격의 선교 정책과 신학적 미성숙함으로 인해 정통 장로교회의 신학을 유지, 계승하지는 못하였습니다. 이후 한국 장로교회는 철저하게 미국 장로교회의 실패의 전철을 따르면서 오늘에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서 말씀드리면, 하나님의 전적 주권에 의한 예정론을 교단은 오직 정통 장로교회뿐입니다.
로마 카톨릭은 반어거스틴 전통의 반펠라기안의 신인협력설을 그대로 따르고 있고, 감리교는 은혜와 관련하여 인간의 의지와 반응을 중요시하는 알미니안의 입장에서 정리된 웨슬리의 신학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감리교의 창시자라고 할 수 있는 존 웨슬리는 1784년 감리회 종교강령이라는 이름으로 신학 교리를 발표하였는데, 많은 부분에서 전통적 기독교 신앙의 유산을 따릅니다만, 유독 구원론에 관해서는 감리교 교리의 모체라고 할 수 있는 영국 성공회 39조에서 칼빈의 예정론 부분을 삭제하였습니다. 또한 성결교회는 19세기 후기에 미국 감리교회의 신앙부흥 운동 과정에서 태생한만큼 전통적 감리교 교리를 수용합니다. 성결교의 시작과 더불어 발생한 교회가 오순절주의 교회입니다. 교리보다는 은사 중심의 체험을 강조하여 세워진 오순절 교회는 구원론에서 철저하게 반칼빈주의 노선을 추구하였습니다. 한국의 순복음 교회는 언급할 필요도 없지요. 19세기 중반에 조직된 구세군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구제와 구령사업에 초점을 맞춘 영혼 구원에 관심을 가졌던만큼 알미니안적 교리를 따르는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침례교의 경우는 구원론의 스펙트럼이 조금 다양합니다. 침례교회의 기원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 주장이 있지만, 17세기 영국교회의 분리주의 청교도들이라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입니다. 하지만 초창기부터 신앙의 독립과 자유를 기치로 내 걸은 침례교회 안에는 18세기 이후부터 다양한 신학적 입장을 견지하는 교회들이 나타나게 됩니다. 알미니안적 침례교회가 일반적인 양태로 자리잡게 됩니다만, 게중에는 정통 칼빈주의를 고수하는 침례교회도 있습니다.
말씀을 마칩니다.
오늘날 우리 시대의 보편 교회는 신학적으로 매우 혼합된 성향을 띠고 있습니다. 그러나 더 가슴 아픈 것은 이러한 시도들이 반칼빈주의적 관점(신인협동설, 알미니안주의)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장로 교회 간판을 내 걸고, 장로교회 목사라고 해서 당연히 정통 장로교회의 신학을 만날 수 있겠거니하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며 착각인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물론 역사적인 신앙 고백에 충실한 장로교회와 장로교회 성도들이 지금도 존재합니다. 그러나 적어도 한국 교회와 이민 교회 현실에서 이런 교회와 성도들을 찾기란 쉽지 않은 일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교단과 교회가 곧 그 사람(성도)의 신앙을 대변하는 구실이 되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고로, 어느 교단과 교파 혹은 교회에 소속되어 있는가로 신앙을 판단하기 보다는 그 사람이 어떤 신앙의 내용을 가지고 있는가를 살펴야 할 때입니다.
아무튼 질문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답변이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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