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교육 10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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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요 말고 읽기부터 생활 속에서 즐기게 하세요
조선일보: 2006.10.16 / 기타 D1 면 기고자 : 정성진
“한자 교육을 시작하면서 학부모님들에게 부탁한 게 한 가지 있어요. ‘한자 공부 했냐’고 절대로 다그치지 마시라는 겁니다.” 제주도 서귀포의 예래초등학교 정성문 교장의 말이다. 정 교장은 올해부터 한자 교육을 집중적으로 시켜 전교생 115명 가운데 83명이 한자 자격증 급수를 따게 해 화제가 됐다. 교장은 “그냥 한자 교재만 들고 다니다가 공부하고 싶을 때 한두 번씩 써보거나 읽어보는 게 억지로 공부해서 지겹게 만드는 것보다 훨씬 낫다” 고 말했다. 각급 학교의 입시 방향이 서서히 논술 방향으로 옮겨가면서 초등학생 한자 교육에 학부모들의 관심이 다시 뜨거워진 상황에서 정 교장의 말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처음 한자를 접하는 초등학생에게 억지로 한자를 외우게 하려 해서는 역효과만 나기 쉽다는 지적인 것이다. 한자 교육을 연구하는 교사들의 모임인 ‘서울 초등한자한문 교육연구회’의 진철용 회장(서울 내발산초등학교 교사)도 “재미있게 공부하면 너무 흥미로운 게 한자 공부지만 초기에 거부감을 들게 하면 아이들이 한자를 싫어하게 된다”고 말했다. 같은 연구회의 양혜순 교사 (서울 북가좌초등학교 교사)는 “초등학교 때는 자녀들이 한자를 많이 아는 것보다는 한자에 익숙해지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교육연구회와 예래초등학교 등 한자를 현장에서 가르쳐온 교사들이 학부모들에게 조언하는‘집에서 한자 교육을 하면서 유념해야 할 사항’을 정리한다. (정성진기자 (블로그)sjchung.chosun.com)
1.한자는 꼭 필요한 ‘필수 도구 교과’자녀가 한자를 싫어한다고 해도, 앞으로 자녀가 공부를 잘하게 만들고 싶은 부모라면 절대로 한자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교사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이른바 ‘도구 교과’이기 때문이다. 즉 한자를 잘 알면 수학, 과학 등 여러 과목에 쓰이는 단어를 이해하는 데 훨씬 더 유리해진다는 점을 기억하라는 것이다.
2.쓰기만 강조하지 마세요자녀가 한자를 노트에 써놓은 것을 보면 학부모들은 “애가 공부를 했구나” 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쓰기만 해서는 절대로 공부한 것이 아니다. 자칫 한자를 ‘그리면서’ 스트레스만 받고 있을지도 모른다. 많은 교사들은 처음 한자를 접할 때 쓰는 것에 못지않게 읽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재미와 흥미를 붙이기 위해서는 이해가 먼저라는 것이다.
3.게임을 이용하세요영어에 갖가지 게임 교재가 있듯이 한자도 게임을 하면서 공부하면 거부감 없이 배울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느 정도 한자를 배운 초등학교 저학년생과 엄마가 같이 공부할 수 있는 게임으로는 카드 게임이 있다. 두꺼운 도화지를 트럼프 카드 크기로 자른다. 앞에는 한자를 쓰고 뒤에는 뜻과 음을 쓴다. 수십 장을 펼쳐놓고 뜻을 부른 뒤 서로 먼저 찾기를 한다.
4.길거리 간판 하나도 교재예요우리의 일상 생활에는 한자가 널려 있다. 이 모두가 살아있는 공부 재료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녀가 “‘타인을 고려합시다’에서‘타인’이 무슨 뜻이냐”라고 물었다고 가정하자. “다른 사람”이라고 하지 말고, “다를 타 자에 사람 인 자”라고 설명한다. 기억은 더 오래간다.
5.짧게 여러 번 반복하세요하루에 한자 한 글자를 20분 동안 100번 읽고 쓰는 것보다는 한자 10글자를 1주일 동안 5분씩 보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게 한자를 가르쳐본 교사들의 경험담이다. 한번 가르칠 때 지루한 느낌을 주지 말라는 것이다.
6.부수를 먼저 배우는 게 유리해요한자는 기본적으로 부수를 중심으로 조합돼 만들어진 뜻 글자다. 따라서 간단한 기본 글자, 즉 부수를 먼저 배우면 앞으로 계속 배우는 데 있어서 효과가 뛰어나다. 욕심을 낼 필요도 없다. 부수는 모양을 본뜬 문자가 많기 때문에 그림을 그려가면서 배울 수 있다.
7.글자만 가르치지 말고 단어로 확대하세요글자만 외우도록 하지 말고 항상 단어를 함께 가르치면 좋다. 아버지 부(父)자를 가르쳤다면 어머니 모(母)를 같이 가르치고 부모(父母)라는 단어를 설명해준다. 아주 간단한 원리지만 한자 하나 하나에 집중하다가 자칫하면 잊어버리는 원칙이 이것이라고, 교사들은 말한다.
8.사자성어는 인성 교육에 도움단어를 만든 다음에 사자성어를 공부하면 된다. 교사들은 “사자성어는 뜻, 음은 물론이고 한문 해석까지 배울 수 있을 뿐 아니라 인성 교육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주의해야 할 점은 역사가 있는 사자 성어는 그 역사까지 가르쳐야 한다는 것. 삼고초려(三顧草廬)를 가르치려면 제갈공명과 유비의 얘기를 넣어야 아이들이 잊지 않는다.
9.교육용 기초 한자 중심으로 하세요너무 어려운 한자보다는 기초 한자를 중심으로 공부하는 것이 유리하다. 중학교 900자, 고등학교 900자로 정해진 교육용 기초한자를 기본 교재로 삼자.
10.국가 공인은 일정 급수 이상만 해당어느 정도 실력이 됐다면 한자 자격증에 도전해 볼 수도 있다. 주의해야 할 점은 현재 6개의 기관이 국가 공인 자격증을 주고 있으나 모든 급이 다 국가 공인 급수가 아니고 기관마다 공인급수가 다르다는 것이다. 즉, A단체의 급수는 11개인데 공인 급수는 3급부터이고, B단체의 공인급수는 10급 중 4급부터다. 공식적으로는 국가 공인이 아니라면 생활기록부 자격증란 에는 기록할 수 없고, 교과 발달상황에만 적을 수 있다.............................................................................
출처 : 우대받는 세대글쓴이 : 청록 원글보기메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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