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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협동조합에 길을 묻다 ③] 청년실업 문제 - 협동조합, 청년 백수를 구제하다

수호천사1 2012. 7. 9. 17:12

협동조합, 청년 백수를 구제하다
CBS 장규석 기자


올해는 세계 협동조합의 해다. 우리나라에서도 연말부터 다섯 명 이상 모이면 협동조합을 만들 수 있는 협동조합 기본법이 시행에 들어간다.

협동조합은 한국 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풀어나가는데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CBS 노컷뉴스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으로 세계 곳곳에서 성공을 거둔 협동조합을 직접 취재했다. 그리고 이들의 성공사례가 우리 사회의 각종 문제에는 어떤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편집자 주]


◈ 백수 예술가들이 모여 차린 레스토랑', 'Bistro in Vivo'


잘 나가는 은행원이었던 애니 마르텔(Annie Martel). 그녀는 여동생 카린(Karine)이 항상 마음에 걸렸다. 카린은 아마추어 코미디언으로 변변한 직업이 없었다.

여동생과 함께 즐겁게 일할 수 없을까. 고민하다 눈에 띈 것이 협동조합이었다. 애니가 구상한 사업은 코미디언인 여동생을 위해 먹고 마실 것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공연할 수 있는 레스토랑이었다.

"친구들과 함께 일하고, 예술가들에게는 공연장소와 공연수익을 제공하며, 지역주민에게는 좀처럼 접할 수 없는 공연문화를 선보이는 그런 멋진 레스토랑을 세우고 싶었어요." 애니는 말했다.

일석삼조를 노린 애니의 아이디어는 2005년 캐나다 퀘벡 주정부에서 주최한 청년고용 경진대회에서 입상을 했다.

애니는 다니던 은행을 관두고, 입상자에게 주어지는 지원금과 협동조합 창업 대출을 받아 몬트리올 동남부 지역에 레스토랑 '비스트로 인 비보(Bistro in Vivo)'의 문을 열었다.

최초 조합원은 애니를 비롯해 조합비 2,000달러씩을 투자한 여동생 카린과 그의 친구인 화가, 무용가, 음악가 등 예술가 3명이었다. 총 5명의 조합원들은 요리와 서빙, 공연기획, 경영 등 각자 역할을 나눠 레스토랑 운영을 맡았다.

애니는 "기본적으로 노동자 협동조합이기 때문에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사람만 조합원이 될 수 있다"며 "조합원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기존 조합원들이 면접을 보고 일정한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합원들은 각자 정해진 시급을 받고, 수익은 연말에 결산을 해서 조합원끼리 배분한다. 일부분은 레스토랑 리모델링이나 2호점 개점을 위해 적립했다. 이른바 '알바'를 고용하지 않고 조합원 모두가 직원이자 소유주인 셈이다.

'비보'에서는 일주일에 두 번 공연을 하는데, 공연이 있는 날은 입장료 7달러를 받는다. 입장료는 고스란히 공연팀에게 준다. 레스토랑은 술과 음식, 음료를 팔아 수익을 거둔다.

창업 첫해와 삼 년째에 고비를 맞았지만 조합원들은 서로 도와가며 버텼다. 어려움을 넘기자 입소문을 타고 다른 지역까지 이름이 알려지면서 상황이 점차 호전되기 시작했다.

지금은 조합원이 14명으로 늘어났고 대출도 모두 갚았다. 청년 실업자들이 협동조합 창업을 통해 성공을 거둔 것이었다. 이들은 올가을에 2호점을 차려 고용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애니는 "은행원일 때보다 벌이는 적지만 동생과 함께 일하는 지금이 더 행복하다"고 웃어 보였다.

◈ 슬럼 지역을 되살리는 협동조합 식당, 'Chic Resto Pop'


성당을 개조해 수백 명이 한꺼번에 식사를 할 수 있는 대형식당 ‘쉬크 레스토 팝(Chic Resto Pop)’은 캐나다 몬트리올 호셀라가 지역에 자리잡고 있다.

세인트로렌스 강을 끼고 있어 수로 운송이 발달한 호셀라가 지역은 한때 설탕과 제과 공장이 밀집한 산업단지였으나 20여 년 전부터 공장이 해외로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실업자들이 쏟아져 나왔고 슬럼화가 진행되면서 홍등가가 생기고 이민자들이 몰려들었다.

협동조합 식당 ‘Chic Resto Pop’은 1984년 이 지역의 실업자들에게 직업훈련을 제공하기 위한 기관으로 출발했다. 6개월 동안 이곳에서 요리사와 서빙, 카운터 등의 일을 하면 정식 경력으로 인정을 받아, 레스토랑이나 호텔 등에 취업할 수 있다.

26살의 멜라니 모리슨(Melanie Morrison)은 'Chic Resto Pop'에서 8주째 일하고 있다. 멜라니는 몬트리올에서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호셀라가 출신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8살 때부터 식당에서 서빙을 하며 생활비를 벌었다. 열심히 일은 했지만 가는 곳마다 경력을 인정해주지 않아 시급은 언제나 제자리를 맴돌았다.

멜라니는 “급여가 오르지 않아 경력을 쌓기 위해 일하고 있다”며 “10월 중순에 6개월 연수가 끝나는데, 그때가 되면 다른 호텔이나 레스토랑에서 더 높은 임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재정담당인 개스통 가뇽(Gaston Gagnon)은 “식당에는 50여 명 정도가 일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78%가 재취업에 성공한다”고 말했다.

하루에 1,400명분의 식사를 준비하는 이곳은 한 끼에 3불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식사를 제공한다. 일반 식당에서 한 끼에 보통 10달러가 넘는 것을 감안하면 매우 싼 가격이다.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직업훈련을 하면서, 주머니 사정이 아쉬운 사람에게는 싸고 좋은 식사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음식의 일부는 인근 독거노인들에게 배달된다.

저렴한 식사와 직업훈련을 동시에 제공하는 이 식당은 지역주민들이 조합원으로 참가한 협동조합이다. 고용지원 차원에서 정부 보조도 일부 받고 있지만, 대부분 조합원들의 식품기부, 재정기부 등을 통해 살림을 꾸려나간다.

"인근 농촌지역의 조합원들은 자기 밭의 일부를 떼어, 거기서 나는 작물은 모두 기부하기도 합니다." 가뇽이 귀띔했다.

Chic Resto Pop은 단순한 식당이 아니라 서로 돕는 협동조합의 정신을 통해, 실업 청년을 교육하면서, 값싸고 좋은 음식을 제공하는 지역 재생의 중추로 자리 잡고 있었다.

(*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으로 취재, 작성되었습니다.)
출처 : 내 사랑 중국 ♡ MyLoveCh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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