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간증

[스크랩] 26년 교사생활 접고 47세에 아프리카로*김용애 (1)

수호천사1 2011. 11. 16. 12:27

역경의 열매] 김용애 (1) 26년 교사생활 접고 47세에 아프리카로


26년 동안 교직에 몸담고 있던 나를 하나님께선 그냥 놔두지 않으셨다. 교직 생활은 안정되고 행복했다. 하지만 1991년 2월28일 사표를 냈다. 그리고 3월4일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하나님의 부르심 앞에 오지의 선교사가 되기로 한 것이다.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해 '갈대아 우르를 떠나라'라고 할 때 곧 떠난 것처럼….

친한 친구 중 하나가 "고향 떠나 멀리 가면 고추장이 그리울 거야"라고 하면서 고추장 단지를 비행기를 타려는 내게 건넸다. 난감했다. 혼자 해외 여행할 때에도 짐 들고 낑낑거리는 게 질색인지라 옷가방을 비행기편으로 부치고 달랑 핸드백 하나만 들고 타곤 했었는데…. 하지만 친구의 성의가 고마워 얼떨결에 고추장 단지를 받아 들었다.

홍콩 공항에서 9시간을 기다린 뒤, 아프리카행 비행기를 겨우 탈 수 있었다. 기다리는 동안 홍콩 시내로 나가 보자며 일행 중 한 사람이 한인교회 주소 한 곳을 내밀었다. 지나가는 한국인 나그네들에게 쉼터를 제공하는 교회라고 했다.

홍콩 공항을 빠져나와 택시 기사에게 한문으로 된 주소를 보여주니 곧 차가 출발했다. 주소가 적힌 곳에 도착해 문을 열어주는 집사님과 통성명을 했다.

"안녕하세요. 김용애 선교삽니다."

"피곤할 테니 좀 쉬세요."

그 한마디에 교회 바닥에서 잠에 빠져 들었다. 잠결에 한 여집사님이 바가지에 쌀을 '박박' 씻는 소리를 들었다. 잠시 후 구수한 밥과 김치찌개 냄새가 솔솔 풍겨 왔다.

"저녁 드세요."

벌떡 일어났다. 허겁지겁 밥을 먹어 댔다. 그리고는 또 쓰러져 잤다.

교회 담임 목사님이 저녁 식사를 대접하겠다고 해 중국 음식점으로 갔다. 고급 중국 요리가 나오는데 접시에 이가 빠져 있는 게 아닌가. 기분이 언짢았다. 종업원에게 따지듯이 물었다.

"어떻게 이런 이 빠진 그릇을 사용할 수 있습니까?"라고 물으니, 종업원은 빙그레 웃으며 "이 식당의 긴 역사를 자랑하는 것이지요". 사뭇 아이러니였다. 긴 역사 자랑이 이 빠진 그릇이라니….

정중하게 음식을 대접하는 목사님이 고마웠다. 한국인 나그네를 대접하는 것이 이 교회의 사명이라고 말했다.

얼마나 감동했던지 나도 이 다음에 사역을 하게 되면 이런 사역도 같이 하겠다고 굳게 마음 먹었다. 아프리카 비행기는 다시 출발했다. 봄을 기다리는 처녀처럼 오지의 선교지로 떠나는 난 설렘으로 가득했다.

약력=1944년 대전 출생. 공주사범대 가정과 졸업. 대전 호수돈여고·서울 문영여중 교사(26년 근무). 1991년 서울 연희동 원천교회에서 남아공 선교사로 파송. PNBC(포체프스트롬새출발센터)선교회 창립. 8개 교회 개척. 현재 남아공 학교 2곳과 법원에서 성경 강의 및 전도 활동, 매주 2000여명 빈민들에게 식품 구제사역, 에이즈(AIDS)고아원 (이름:Heaven of angel=천사들의 안식처) 원장으로 빈민가 어린이 100여명 보호사역 중(문의:원천교회 02-337-5400, www.woncheon.or.kr).

정리=유영대 기자, 사진 김지훈 기자 ydyoo@kmib.co.kr

출처 : ╋예수가좋다오
글쓴이 : (일맥)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