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우리말

[스크랩] 국어사전ㆍ교과서에 가짜 방언 수두룩

수호천사1 2011. 5. 30. 09:45

"국어사전ㆍ교과서에 가짜 방언 수두룩"

(서울=연합뉴스) 공병설 기자

 

<사진:20여년 방언연구에 헌신 현직교사 김성재씨>

"우리나라 어디에도 없는 가짜 방언이 표준국어대사전과 교과서에도 버젓이 실려 있다는 게 말이 됩니까? 방언은 단순히 촌스러운 지역 사투리가 아니라 귀중한 문화유산이라는 걸 잊으면 우리말이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20년을 훌쩍 넘긴 세월 동안 방언연구를 해 온 경남 통영초등학교 김성재 교사(50)의 한탄이다.

김 교사는 그동안의 연구 성과를 담아 최근 펴낸 '방언 속에 내 고향이 있었네'(박이정 펴냄)에서 기존의 잘못된 방언 연구를 조목조목 짚어냈다. 책이 나온 뒤에도 우리말 방언에 대한 열정은 조금도 식을 줄 모른다.

그는 20일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도 새로 찾아낸 방언연구의 오류 사례를 줄줄이 읊어댔다.

"표준국어대사전은 '옥덱기'를 강원ㆍ경북 지방에서 쓰는 옥수수의 방언으로 적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지역의 모든 문화원에 직접 확인해 보니 옥덱기라는 말을 쓰는 곳은 한 군데도 없었어요. 존재하지 않는 가짜 방언인 거죠. 경북에서는 대부분 '강내이', 강원도는 '옥시기'를 씁니다."

옥덱기는 울릉도 등 지역에서 쌀 대신 옥수수로 밥을 지을 때 옥수수 알을 맷돌에 갈아 껍질을 벗기는 과정을 일컫는다.

김 교사는 "표준국어대사전에는 '강능써울'도 옥수수의 평안북도 방언으로 설명돼 있는데 북한 출신 인사들에게 확인한 결과 들어본 일조차 없는 말로 조사됐고, 포환던지기의 북한어라고 돼 있는 '철추던지기'도 원래 뜻은 해머던지기예요."

옥덱기와 강능써울은 초등학교 4학년 1학기 듣기ㆍ말하기ㆍ쓰기 교과서에도 잘못된 뜻으로 실려 있고, 철추던지기는 국립국어원이 김 교사의 지적을 받아들여 최근 인터넷 표준국어대사전에서 뜻을 바로잡았다.

김 교사는 교학사가 발행한 중학교 2학년 2학기 국어 교과서(90쪽)에 '롱패스'의 북한말로 실려 있는 '긴 연락', 초등학교 5학년 1학기 말하기ㆍ듣기ㆍ쓰기 교과서(63쪽)에 무지개의 북한말로 설명된 '색동다리'도 모두 틀린 것이라고 설명한다.

"북한에서는 두음법칙을 적용하지 않기 때문에 '련락'으로 쓰고 하나의 낱말로 굳어졌으니 '긴련락'으로 붙여써야 합니다. 색동다리는 무지개와 일대일 대응하는 말이 아니라 '강의 양쪽에 걸친 무지개'를 형상적으로 빗대어 이를 때만 쓰는 말입니다."

김 교사가 이번에 펴낸 책에는 이들 표현 말고도 표준국어대사전과 각종 방언 관련 도서에 실린 숱한 오류 사례와 방언에 얽힌 다양한 얘기들이 소개돼 있다.

그는 1987년 큰마음을 먹고 목돈을 들여 국어대사전을 산 뒤 본격적인 방언 연구에 뛰어들어 전국 각지의 사투리를 수집하고 각 방언 간의 관계, 어원을 밝히는 데 골몰했다.

특히 노래 한 자락(가락, 자리)이라 할 때 '자락'의 어원의 실체를 확인했고, 10여 년에 걸쳐 '구시' '통시' 등 뒷간의 방언 무리와 부지깽이, 아궁이의 방언 무리의 어원도 밝혀내는 성과도 올렸다.

김 교사는 "어렸을 적부터 듣고 자란 경상도 사투리가 전라도, 충청도를 넘어 북한의 끝자락 함경도까지 어맥이 연결돼 있음을 알고 고향말이 얼마나 소중한 문화유산인지 깨달았다"며 "늦은 감이 있지만 방언의 소중함과 가치를 알리기 위해 고민을 거듭하다 책을 한 권 내게 됐다"고 말했다.

출처 : 내 사랑 중국 ♡ MyLoveCh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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