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유혹, 어떻게 벗어날 수 있는가
이관직 교수(총신대학)
1988년 미국의 기독교 잡지인 「리더십」에서 목회자들과 기독교잡지 「크리스챠니티 투데이」를 구독하는 회원들 중 3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2퍼센트의 목회자와 구독자의 23퍼센트가 혼외성교를 한 적이 있다고 시인하였다. 또한 23퍼센트의 목회자들이 그들이 사역을 시작한 이래로 적절치 못한 어떤 성적 행동을 했다고 응답하였다. 그리고 39퍼센트는 자신의 배우자 외에 다른 여인에 대하여 성적인 환상 정도는 가져도 괜찮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성관계를 맺었던 사람들 가운데 69퍼센트는 목회자 자신이 시무하는 교회교인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필자는 아직 한국교회 내에서는 목회자의 성적인 비행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조사가 실시된 적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아마도 미국교회의 목회자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목회자의 성적인 비행은 교회역사 속에서 계속 있어왔지만 최근에 들어서 이 문제가 보다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다.
그것은 대부분의 목회자들이 직접 언급하기를 피해왔던 주제이며, 교회 공동체도 솔직하게 직면하기를 꺼려했던 주제이기도 하다. 사실상 많은 교회들과 목회자들 사이에서 목회자의 성적 비행이 제기될 때 ‘부인’의 자기방어기제가 자주 사용되어왔다. 가해자인 목회자도 거짓말로 위장하여 부인하며, 심지어는 그의 배우자까지도 사실을 알면서도 그를 보호하기 위하여 부인하는 것을 종종 보게 된다. 또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에도 교회는 이 부분을 건강하게 직면하여 솔직하게 처리하지 못하고, 때로는 교인들도 목회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부인하기도 한다. 물론 이 부분을 침소봉대(針小棒大)해서 목회자를 모함하는 교회들도 있다. 그러나 부인하며 위장하는 곳에서는 진정한 자유함과 치유가 일어날 수 없음을 우리는 먼저 인식할 필요가 있다.이 글의 목적은 주로 목회자가 성적인 유혹에 넘어지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예방책과 아울러 성적인 유혹이라는 위험구역에 이미 들어선 목회자나 성적인 비행을 이미 저지른 목회자와 그의 가족들을 어떻게 치유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데 있다.
이 글에서 필자는 ‘목회자의 성적인 비행’을 목회자와 배우자가 아닌 (단, 목회자가 결혼한 경우에) 어떤 대상 사이에서 일어나는 성적인 경계선을 넘는 것으로서 정의하면서, 아울러 성희롱(sexual harassment)을 포함하며 대인관계적인 성적 활동이 아니더라도 목회자의 윤리성을 벗어나는 개인적인 성적 행동까지를 다 포함하는 의미로 사용할 것이다.
따라서 필자는 목회자의 성적 비행을 세 가지 부분으로 나누어 성희롱, 개인적인 성적 비행 그리고 대인관계적인 성적 비행으로 다루면서 예방책과 치유책을 제시하려고 한다.
목회자가 직면하는 ‘성희롱’
몇 년 전 매스컴을 떠들썩하게 했던 서울대 우 조교 성희롱 사건은 한국사회에 ‘성희롱’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그 사건의 진위를 떠나서 성희롱은 사역의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목회자들에게도 경각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다.
목회상담가인 로이드 레디거(G. Lloyd Rediger)는 성희롱을 “용납할 수 없는 성적인 행동들을 다른 사람에게 부과하는 것으로서 외설스러운 농담, 빈정거리는 것, 용납할 수 없는 눈짓, 원치 않는 신체적 접촉, 개인적인 모욕, 비위를 맞추며 지나치게 배려하는 행동, 유혹, 쓰다듬는 것, 원치 않는 포옹과 키스 그리고 성기의 접촉을 포함하는 것”으로서 정의하였다.
그는 그의 글에서 성희롱은 힘의 불균등에서 발생하는 것이며, 피해자의 입장에서는 무능력감과 분노감, 피해의식 등의 감정적인 상처뿐만 아니라 신앙적 지도자에 대한 불신감을 갖게 하여 전인격적인 면에서 심각한 상처를 입을 수 있음을 지적하였다.
성희롱을 포함하는 목회자의 성적 비행을 생각할 때 물론 여성 목회자도 가해자가 될 수 있는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경우에 있어서 남성 목회자가 가해자의 입장에 서게 된다. 앞에서도 잠시 언급하였지만 성희롱은 보통 가해자와 피해자의 파워가 균등한 상태에서는 성립하지 않는다. 예를 들면, 부교역자인 남전도사와 동등한 지위를 가진 여전도사 사이에서 발생하는 성적인 접근의 경우에는 여전도사는 자신의 직업적인 위치에 위협감을 느끼지 않고 자신의 의사를 분명히 표현할 수 있는 힘이 있기 때문에 성희롱죄로 상대방을 고소하기가 어렵다. 물론 파워가 균등한 상태에서 성희롱적인 행동을 했을 때, 그 자체는 목회자 자신의 성적인 비행에 포함되는 것이다.
그러나 담임목사가 성이 다른 부교역자, 직원, 혹은 성도에게 성적인 접근을 시도했을 때에는 사회법에서도 범죄로 간주되는 ‘성희롱’에 해당하는 것이다. 의외로 많은 남성 목회자들이 자신들도 채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성희롱을 하고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남성 목회자들이 여직원이나 여성 목회자들을 대할 때 반말을 한다든지 혹은 종 부리듯이 대하는 태도와 행동도 넓은 범위에서 성희롱에 해당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많은 경우에 성희롱은 남성 목회자 자신의 해결되지 않은 심리적인 이슈로 인하여 나타난다. 목회자 자신의 채워지지 않은 성적인 욕구, 여성에 대해 갖고 있는 전반적인 무시, 성적인 중독, 낮은 자존감 등이 성희롱의 행동 밑바닥에 깔려 있음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개인적인 성적 비행과 목회자
성적인 존재로서의 목회자는 직접적인 성적 대상이 없이도 간접적인 성적 대상을 상대로 성적인 비행을 할 위험성을 안고 있다. 성적인 행동은 그 자체가 중독적인 면을 갖고 있는데, 비록 타인들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지는 않지만 타인들을 실족게 할 수 있는 성적인 비행이 목회자의 개인적인 삶에서 일어날 수도 있다.
그 유형의 첫번째로 지적할 수 있는 것이 포로노그래피를 보는 것이다. 한국교회 현실로 볼 때 목회자들의 대부분이 남성인 점을 고려할 때 남성들은 성적으로 시각적인 자극에 약하다는 점에서 포르노 영화나 포르노 잡지에 목회자들도 취약할 수 있음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특히 가정을 떠나서 타도시에 출장중일 때 보통 호텔에서 숙박하게 되는데, 많은 호텔들이 객실에 포르노 영화를 시청할 수 있는 시설을 해두고 있기 때문에 목회자들도 자칫하면 쉽게 유혹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정보화시대를 맞아 많은 목회자들이 인터넷을 사용하게 됨에 따라 손쉽게 접속할 수 있는 포르노사이트의 유혹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
둘째로 지적할 수 있는 것은 자위행위의 문제이다.
목회자들의 성문제에 대해서는 그동안 거의 언급이 없었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이 목회자들을 너무 노출시키는 것 같아 매우 조심스러운 것이 사실이지만 미국 목회자들의 연구조사를 빌어 잠시 언급하려고 한다. 풀러신학교의 심리학대학원의 잭 볼스윅 교수와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존 토번이라는 학생이 공동 연구한 조사에 참여했던 109명의 목회자들에게 90문항의 설문지를 응답하게 한 다음, 맨 마지막 질문에 “목회자의 성적인 유혹과 행동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자유롭게 써주십시오”라는 항목을 주었을 때, 여러 명이 그 설문지에는 목회자의 자위행위에 대해서는 다루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그 설문지는 불충분하다는 피이드백을 주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당신들은 자위행위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았더군요. 이 습관은 사람들에게 공통적인 것처럼 여겨집니다. 저는 보통 한 달에 두 번 내지 네 번 정도로, 아내와 떨어져 있을 때에는 더 자주 자위행위를 하고 있다고 말씀드려야겠군요. 어떤 때에는 저의 아내와, 어떤 때에는 저의 아내가 아닌 어떤 상대를 상상하며 합니다. 어쨌든 대상이 누구든지간에 상상은 늘 하면서 합니다.”
“저는 아내와 좀더 자주 섹스를 하고 싶은 욕구가 있기 때문에, 그녀가 원할 때까지 기다리는 동안 내부적으로 쌓이는 강력한 감정을 해소하기 위하여 자위행위를 하곤 합니다.”
볼스윅과 토번은 자위행위에 대해서 언급했던 목회자들의 숫자를 고려해볼 때 그것은 많은 목회자들이 고민하고 갈등하는 행동과 이슈라고 추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저는 아내와 좀더 자주 섹스를 하고 싶은 욕구가 있기 때문에, 그녀가 원할 때까지 기다리는 동안 내부적으로 쌓이는 강력한 감정을 해소하기 위하여 자위행위를 하곤 합니다.”
볼스윅과 토번은 자위행위에 대해서 언급했던 목회자들의 숫자를 고려해볼 때 그것은 많은 목회자들이 고민하고 갈등하는 행동과 이슈라고 추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마크 라서(Mark R. Laaser)는 목회자들의 성적 비행을 ‘성중독’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였다.
사실 앞에서 언급한 개인적인 성적 비행은 대부분의 경우에 중독적인 면을 갖고 있다. 중독적이라고 할 때에는 중독자 자신의 의지적 힘으로는 자신을 통제할 수 없는 과정이며, 다른 중독현상과 마찬가지로 치료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마크 라서는 목회자들 가운데 성(性)중독자들이 보이는 특성들을 14가지로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다.
(1) 수치심을 줄이며 성적인 욕구를 통제하기 위한 전략으로서 목회에 지원하는 것,
(2) 동반의존자(Codependents)로서 일방적인 사랑을 베푸는 것,
(3) 성중독의 상태를 부인하는 것,
(4) 자신의 세계로 후퇴하는 것,
(5) 기억상실(Blackout),
(6) 성충동을 통제하기 위하여 의식화되어지며 경직화된 신앙생활을 함,
(7) 탓하기(Blaming),
(8) 반동형성(Reaction Formation)의 자기방어기제 사용함,
(9)자기합리화를 함,
(10) 섹스와 사랑, 친밀감을 혼동함,
(11) 자신의 필요를 채워주는 완벽한 성적 대상을 추구함,
(12) 건강한 방법으로 분노를 표출하지 못함,
(13) 성적 욕구를 채울 당연한 권리가 있다고 생각함(Entitlement),
(14) 위험부담이 큰 행동을 모험함.
이 같은 성중독의 특성들은 개인적인 성적 비행에만 국한되지 않고 대인관계적인 성적 비행에서도 나타난다.
대인관계적인 성적 비행과 목회자
대인관계적인 성적 비행과 목회자
목회자는 사역의 성격상 많은 사람들을 만나야 되며, 성도들을 개인적으로 접촉해야만 한다. 그 중에서 이성의 성도와도 개인적으로 만나게 되며 대화해야 할 때도 있는데, 이때 자신의 경계선(Boundary)과 상대방의 경계선이 점점 흐려지면서 자신도 채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가까워질 수 있는 위험성에 노출된 채 사역을 하게 된다. 특히 일대일의 상담과정에서는 성적인 역동성이 그 어떤 사역보다 강하게 작용한다. 내담자가 자신의 이전관계의 해결되지 않은 이슈들을 상담자에게 투사하는 전이(Transference)의 경우나 상담자가 자신의 이전관계의 미해결의 이슈들과 감정을 내담자에게 투사하는 역전이(Counter-transference)의 현상을 이해하고 인식하지 못하게 될 때에는 성적비행의 위험구역 내에 쉽게 들어갈 수 있다.
피터 모스고피안과 조지 올슈레이거는 대인관계에서 성적인 비행을 저지르는 목회자들을 크게 세 가지 부류로 나누어 설명한다.
첫번째는 취약한 가해자(Vulnerable Violator)이며,
두번째는 경계선 구역의 가해자들이며,
세번째는 적극적인 약탈자 유형의 가해자(Predatory Violator)이다.
‘취약한 가해자’는 보통 성적인 힘의 복합적인 역동성에 대한 무지와 혼동감으로 인하여 선을 넘은 사람들인데, 이들에게는 예방책과 치유책이 효과적이다. ‘경계선구역의 범죄자들’은 약탈형 비행자의 특성을 일부 드러내는 자들인데, 앞에서 언급한 개인적인 성적 비행을 하는 사람들이 이에 해당된다. 세번째 유형인 ‘약탈자 목회자들’은 상담가들과 목회자들 가운데 매우 작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가장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하며, 또한 가장 심각하며 오랫동안 지속되는 상처를 입힌다.
모스고피안과 올슈레이거는 이들을 다음과 같이 묘사한다. “취약적인 목회자와는 달리 약탈자 유형의 목회자는 힘과 성적인 정복을 갈구하며, 이 같은 행동과 욕구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위험한 사람이다. 이것 때문에 취약적인 목회자와는 달리, 이 사람들은 회개하려고 하거나 의미있는 변화를 시도하려고 하거나 회복과정에 참여하려고 하지 않는다. 이들은 제지될 때까지 여성들을 계속해서 남용할 것이다. 이들은 수십 명에서 심지어는 수백 명의 피해자들을 오랜 기간 동안에 양산해낸다.
”이 같은 약탈자 유형의 목회자들의 경우에는 지속적인 치유의 과정이 없이는 목회현장으로 쉽게 회복되어서는 곤란하다. 모스고피안과 올슈레이거는 성적으로 선을 넘는 목회자들의 전형적인 프로필을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다. “이들은 보통 중년기의 나이에 접어들었으며, 대부분 행복하지 못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고, 십 년 이상 목회나 상담을 하였으며, 상담대상은 주로 여성이다. 외부적으로는 성공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이들은 가족과 동료들로부터 고립되어 있는 고독한 남성일 경우가 많다. 이들은 보통 전문인으로서 좋은 평판을 갖고 있으며, 자주 외부인들로부터 위탁상담을 의뢰받는다. 이들은 반드시 신체적으로 매력적이지는 않지만 카리스마를 갖고 있으며, 매력적인 인격과 대화를 이끌어가는 유형의 성격을 지닌 사람이다.”
이들의 말에 비추어볼 때 목회자의 성적인 비행은 개척 초기나 목회 초기보다는 목회가 안정되어갈 때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 더 높음을 알 수 있다.
레이몬드 브락과 호레이스 루켄스는 성적으로 선을 넘은 목사들이 치유적인 과정에서 상담자들에게 하는 말을 크게 여섯 가지로 분류하여 설명하였다.
첫째로 자신은 예외라고 생각하며 자신감을 가지는 목회자일수록 성적인 유혹에 더 취약하다는 점이다.
둘째, 어리석은 모습으로서 “만약 나에게 정말로 관심을 가져준다면 나를 붙들어주세요”라고 요청하는 교인의 접근에 서로 신체적인 접촉을 하다가 좀더 친밀한 관심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성적인 관계에 접어든 목회자들이다.
셋째, 잘못된 신학적 지식으로 자신을 합리화하는 목회자인데, “우리는 서로 성관계를 가진 후에 둘 다 침대 옆에서 무릎을 꿇고 하나님께 용서해달라고 기도했지요. 하지만 다음에도 또 그런 삶이 반복되었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넷째는, 자신의 불행한 결혼생활을 핑계로 삼는 목회자인데, “나의 결혼생활은 불행합니다. 나의 아내는 성생활에 잘 응해주질 않습니다”라고 합리화시키는 것이다.
다섯번째 유형은, 배우자와 대화의 수준이 맞지 않아 결혼생활 밖에서 지적인 자극을 추구하는 플라토닉 사랑(Platonic Love)의 관계로써 만나다가 선을 넘는 경우이다.
여섯째의 부류는 자신의 이성보다는 감정이 훨씬 앞서 나가는 바람에 순간적으로 사랑에 빠지는 경우이다. 물론 이외에도 다양한 모습과 역동성으로 성적인 경계선을 넘게 됨을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성적인 비행은 적절한 지원자가 따로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성적 유혹에 대한 여러 방패막이들
성적 유혹에 대한 여러 방패막이들
전문적인 목회상담가이자 미국 연합감리교단의 목회자의 성적 비행에 대한 전문가인 도날드 하우츠는 목회자들이 성적인 금지구역에 접근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위험한 증상들을 아홉 가지로 제시하였다.
첫째, 배우자와 자녀들이 있는 집에 들어가는 것을 회피하기 위하여 밤 늦게까지 일하게 될 때
둘째, 귀가하는 길에 전화를 하거나 귀가시간이 일정치 않고 자주 가족들과 저녁식사를 빼먹게 될 때
셋째, 쉬는 날을 가지지 않거나 쉬는 날에도 가족들은 포함시키지 않고 혼자서 시간을 보내게 될 때
넷째, 결혼생활 밖에서 지적인 혹은 사회적인 자극을 추구할 때
다섯째, 상담이 주된 사역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상담하는 데 주당 10시간 이상 보내게 될 때
여섯째, 동료 교역자 혹은 내담자들이 꿈에 나타나기 시작할 때 등이다.
일곱째, 배우자가 아닌 남자들이나 여자들에 대하여 성적인 관심을 갖게 될 때
여덟째, 사람들로부터 공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을 추구할 때
아홉째, 설교준비하는 것 이외에 개인적인 경건생활을 유지하는 데 실패할 때이다.
위험한 증상들이 이와 같이 여러 부분에서 계속 나타남에도 불구하고 목회자가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고 자신을 합리화하게 되면 성적인 비행을 저지를 위험성은 그만큼 더 증가한다는 사실을 깊이 깨달아야 한다.
성경말씀을 토대로, 여러 전문가들의 제안과 더불어 필자 자신의 상담과정에서의 경험을 통하여 예방책을 제시해보려고 한다. 성적인 비행의 유혹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는데 유익한 성경말씀은 많이 있지만 지면관계상 잠언 3장을 가지고 다루고자 한다.
첫째, 목회자는 하나님 앞에서, 사람들 앞에서, 그리고 가족들 앞에서 책임성 있는 존재임을 명심하라.
목회자는 다른 그 어느 전문인들보다 높은 수준의 윤리의식을 갖고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영적 지도자가 병들게 되면 그가 속한 시스템은 병들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인자와 진리로 네게서 떠나지 않게 하고 그것을 네 목에 매며 네 마음판에 새기라. 그리하면 네가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은총과 귀중히 여김을 받으리라”(3절). 이 말씀에서 목회자는 그의 평생에 그 어떤 사람을 대할 때에도 아가페적인 사랑과 신실함과 책임성, 그리고 신뢰감으로써 관계해야 함을 늘 인식해야 한다. 그러면 하나님 앞에서나 사람 앞에서 인정을 받으며 오명을 남기지 않을 수 있다. 하나님이 우리를 인정하지 않으시면 우리는 더 이상 사역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리는 성경인물 속에서 성적 유혹에 직면해서 하나님 앞에서 회개할 자로서 행동했던 요셉과 신전의식을 잊어버리고 행동했던 다윗을 통하여 교훈을 받을 수 있다.
둘째, 자신이 성적인 존재(sexual being)임을 깊이 인식하라.
목회자는 중성이 아닌 남성 혹은 여성임을 자각하고 있어야 한다. 목회자에게도 하나님이 은총으로 주신 성적인 기본적인 욕구와 필요가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마치 자신은 성으로부터 자유로운 것처럼 위장하거나, 성생활은 거룩한 삶과 양립할 수 없는 것처럼 생각하고 무시하게 될 때 오히려 성적인 유혹에 쉽게 넘어갈 수 있음을 잊지 않아야 한다. 따라서 결혼한 목회자의 경우에는 자신의 배우자와 성적인 관계에서 건강한 결혼생활을 유지해야 한다. 자신의 성적인 필요의 잔이 채워지지 않고 늘 비어 있을 때 다른 관계 속에서 그것을 채우려고 하는 욕구가 생긴다는 사실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
셋째, 목회자의 개인적인 삶에서의 전인격적인 치유와 회복을 위하여 노력하라.
앞 부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성적인 비행을 저지르는 목회자들은 성중독의 역사를 갖고 있거나 성충동에 취약한 인격장애(Personality Disorders)를 갖고 있으며, 또한 역기능적인 가정에서 성장한 성인아이의 증상들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너 자신을 알라”는 소크라테스의 말이 목회자들에게도 여전히 유효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치유와 회복을 위해서는 예방적인 차원에서 목회자 자신이 전문적인 상담을 받거나 하나님 앞에서의 구체적인 내적치유 과정이 매우 필요하다. 특히 상담을 하게 될 때 목회자들이 자신의 이슈들을 인식하고 해결하지 못한 채 상담을 하게 될 때에는 내담자들에게 오히려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넷째, 부정적인 결과가 어떻게 일어날 것인지를 상상하라.
목회자의 성적인 비행이 가져올 수도 있는 치명적인 결과들을 미리 생각할 때 치명적인 관계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건전한 판단력이 생기게 된다. 물론 이 같은 예방책은 이미 중독적인 상태에 깊이 빠져든 목회자에게나 윤리의식이 덜 발달된 목회자에게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다. 교회로부터 사임당하거나 자신의 배우자로부터 이혼을 요구받고, 심지어는 자녀들과 이별해야 하며, 자신의 명예를 더럽히며,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우며, 성도들에게 상처를 주며, 재정적인 손실을 감수해야 하며, 더 나아가 세상 법정에 고소당할 수도 있는 부정적인 시나리오를 미리 상상하는 것은 잠시 잠깐의 쾌락적인 관계에 접어드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다섯째, 일대일의 관계에서 상대방의 경계선을 넘지 않도록 하며 또한 상대방이 목회자 자신의 삶의 경계선에 넘어들어오지 않도록 하라.
특히 상담적인 관계에서 상담자로서의 목회자는 자신을 보호하며 상대방을 보호하는 경계선을 나름대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 어느 누구와도 장기적인 상담은 하지 않을 것을 상담 초기부터 명확히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상담의 관계가 끝나고 개인적인 관계 속에서 계속 만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거절해야 할 경우에는 거절하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또한 타인들로부터 필요없이 오해받지 않기 위해서 상담실의 문을 투명한 유리문으로 만들거나 목회자 부부가 함께 상담하거나 아니면 상담과정을 녹음하는 것을 고려할 수도 있다.
그리고 약속한 상담시간 외에 위기상황이 아닌 경우에는 집으로 전화하게 하거나 개인적인 만남을 요청하지 않도록 내담자에게 미리 주지시킬 필요가 있다. 필자의 경우에 총신대 신대원에서 가르치면서 학생들에게 상담사례를 보고서로 제출토록 하는데, 한적한 곳에서 단 둘이 만나거나 혹은 이성의 내담자와 드라이브를 하면서 상담을 하는 사례를 보고서로 제출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되는데, 이 같은 경우에는 성적인 유혹에 빠질 수 있는 위험성이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이성과의 관계에서 일대일의 만남에서는 타인에게 오해받는 행동을 하지 않도록 하며, 감정적인 유혹을 받을 수 있는 밀폐된 공간을 가능한 한 피하는 것이 좋다. 스스로 경계선을 지켜나가는 방법들 가운데 또 다른 하나는 교회에서 공개적으로 목회자의 윤리강령을 만들어 공포하고 교인들과 약속을 하는 것이다. 윤리강령을 액자에 넣어 사무실에 걸어두며, 사무실에 목회자 자신의 가족사진을 걸어두어 내담자에게도 목회자 자신의 경계선을 넘어오지 못하도록 하며, 상담자 자신도 내담자의 경계선을 넘지 않도록 한다.
여섯째, 신뢰할 수 있는 동료 목회자 그룹이나 자문할 수 있는 선배 혹은 전문적인 상담가를 가지도록 하라.
성적 비행에 빠지는 많은 목회자들이 혼자서 고민하면서도 자신의 문제점을 신뢰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대상을 갖고 있지 못한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담임목회자가 되고 나면 목회자 자신을 감독해줄 수 있는 분은 하나님밖에 없기 때문에 많은 목회자들이 외로움을 겪고 있다. 성적인 유혹의 문제는 어느 특별한 목회자만의 문제가 아니므로 수치감 때문에 드러내지 못하는 일이 결코 없어야 한다. 그리하여 문제에 더 깊이 빠져들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성적인 욕구를 제어할 수 없는 긴급상황에서는 신뢰할 수 있는 대상에게 긴급구조를 요청하여 대화를 통하여 그 시간을 일단 넘길 수 있도록 하는 지혜도 필요하다. 미국의 주요 교단의 경우에는 목회자들을 위한 전문적인 상담가들을 활용하는 시스템이 잘 발달되어 있으며, 예방적인 면에서뿐만 아니라 치료적인 차원에서도 상담가들이나 정신과 의사들을 필수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자신이 중독적인 증상을 갖고 있을 때에는 정신과의사와 상담가의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하며 성중독자들의 집단상담과 같은 치료적인 그룹에 참여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일곱째, 건전한 영적인 삶에 있어서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며, 한 인간으로서 휴식할 수 있는 시간을 갖도록 하라.
성적인 비행을 범하는 많은 목회자들이 일중독자들이며, 휴식하는 것을 힘들어하는 증상을 갖고 있다. 또한 그들은 사역의 현장에서 밀려드는 스트레스를 적절하게 처리하지 못하는 경향을 갖고 있다. 더 나아가 성적 비행은 일부 목회자들에게 있어서는 탈진으로부터 기인된 증상일 경우도 있다.
어떤 이들은 목회의 삶을 청산하기 위하여 고의적으로 성적인 비행을 저지르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늘 겸손한 태도로 자신의 연약함을 인식하고 무릎 꿇는 삶을 이어갈 때 성적인 유혹으로부터 승리할 수 있다. “선 줄로 생각하는 자는 넘어질까 조심하라”(고전 10:12)는 경계의 말씀처럼 자신은 넘어지지 않는다고 호언장담하는 교만함보다는 나도 겸손하게 무릎 꿇지 않으면 넘어질 수 있는 연약한 존재임을 인식하게 될 때 주님께서 가르치신 기도문 중에서 “시험에 들지 말게 하옵시며”(Lead us not into temptation)의 기도의 의미를 새삼 깨닫게 된다. 잠언 기자는 “내 아들아, 완전한 지혜와 근신을 지키고 이것들로 네 눈 앞에서 떠나지 않게 하라”(잠 3:21)라고 권면하고 있다. 올바른 판단력과 분별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영적으로 깨어 있는 삶을 살아가야 하며, 하나님의 경고를 들을 수 있는 열린 귀를 갖고 살아가야 한다. 제사장의 타락으로 대표되는 홉니와 비느하스의 경우에 성적인 타락과 물질적인 타락 그리고 영적인 타락이 아울러 왔음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하며, 그들에게는 하나님의 경고의 음성이 들려지지 않았음을 주목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범위를 넘어서서 목회자의 성적인 비행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신대원 교육과정중에서와 목회자 평생교육 프로그램에서 제공하도록 해야 한다.
필자의 경우에는 목회상담학 강의 마지막 시간은 꼭 목회자의 성윤리에 대하여 강의를 하고 있다. 어려운 신대원 과정을 거쳐서 목회현장에 나간 목회자들이 그들에게 가장 취약한 부분에 대하여 미리 교육받지 못한다면 사탄의 공격에 쉽게 노출되며, 사탄이 쏘는 화살 한 방에 힘없이 쓰러질 수도 있다. 신학교육자들과 교단 정책자들은 그동안 목회자들이 성적인 비행을 저지를 때 소위 “칠계명을 범했다”고 비난만 했지 예방적인 조치를 하지 못해왔음을 깨닫고 이 부분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아울러 위험성이 높은 목회자들을 초기에 평가·진단하고, 치료하는 프로그램도 필요하며, 보다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목회윤리규정을 만들어 실시하며, 보다 엄격하고 공정한 조사를 시행하는 것도 예방적인 효과를 가져오게 할 수 있다. 또한 목회자의 성적인 비행을 목회자 자신의 개인적인 이슈에만 국한시키지 않고 보다 시스템적인 접근을 통하여 목회자의 가정을 건강하게 만드는 프로그램과 교회 시스템을 보다 건강하게 하는 접근도 예방적으로 매우 필요한 부분이다.
엎어진 물, 어떻게 할 것인가
엎어진 물, 어떻게 할 것인가
목회자가 이미 성적인 비행을 저질렀을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첫째, 각 교단별로 목회자의 ‘성적비행 윤리위원회’를 설치하도록 하여 공정하면서도 전문적인 도움을 목회자나 피해자에게 주도록 해야 한다. 현재까지 한국교회들은 대부분의 경우에 목회자의 비행사건이 사회법적인 사건으로 비화되지 않았지만 21세기에는 점점 법적 소송사건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따라서 목회자가 세상 법정에 서야 하는 부끄러운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하면서도 피해자들이 교단 위원회 앞으로 제소할 수 있는 길을 터주어야 한다. 무조건 쉬쉬하며 지나가거나 개교회별로 소위 ‘은혜롭게’ 덮고 지나가는 것은 하나님의 교회공동체를 병들게 하는 암적인 행동임을 인식해야 한다.
필자는 목회자의 성적인 비행은 역기능적인 교회가족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근친상간’이라고 생각한다. 역기능 가정에는 많은 비밀이 존재하고 밖으로 노출시키지 않는 것처럼, 목회자의 성적 비행도 같은 유형을 띠고 있음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작은 누룩이 온 덩어리에 퍼지는 것을 막아야 하며, 목회자의 비행으로 인하여 많은 성도들에게 신앙의 걸림돌이 되도록 하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둘째, 성적 비행을 저지른 목회자를 무조건 목회지로부터 쫓아내는 것보다는 일의 경중을 가리며, 취약적인 목회자 유형의 경우에는 회개할 수 있는 기회와 전문적인 상담을 받을 수 있는 기회와 목회자의 가족의 상처를 싸맬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하여 일정한 기간 동안의 휴직 기간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고의성이 약하고 연약함으로 실수한 경우에는 실수와 상처를 딛고 일어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전문적인 도움을 제공해주어야 한다.
특히 목회자의 부부상담은 용서와 치유를 위한 과정에서 절실하게 필요한 부분이다. 미국의 주요 교단들의 경우에는 일 년이나 이 년 정도 휴직하는 동안 목회자 가족들의 생활비를 제공하면서 상담받을 수 있는 길까지 열어준다. 그 기간이 지난 후에 그 목회자와 가정을 재평가하여 목회현장으로 복귀시키거나 면직시키는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물론 회개의 의도가 없거나 상습적인 가해자일 경우에는 목회현장에서 더 이상 사역하지 못하도록 강한 제재조치도 취해야 할 것이다. 또한 피해자에게도 피해에 적절한 보상과 더불어 상처받은 것에 대한 상담을 제공해주어야 한다
**이관직/부산공대(B.S.)와 총신대 신대원(M. Div.)을 거쳐 미국 칼빈신학교(Th.M.)와 남침례교신학교(Ph.D.)에서 목회상담학을 전공했다. 지금은 총신대 신대원 교수로 있다
출처 : 내 사랑 중국 ♡ MyLoveCh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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