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우리말

[스크랩] 우리의 경이스런 한글의 재발견 (1) (김종상)

수호천사1 2011. 2. 4. 09:36

 우리의 경이스런 한글의 재발견 (1)


글│전 부산지방청장 김종상

 

 

  
1. 이젠 공휴일이 아닌 한글날(10.9일)을 맞이하면서

 

한글날(10.9)은 이제 공휴일도 아니기(1991년이후)에 무슨 날인지도 모르고 우리 한국 사람 누구에게나 물어보면 “한글이 세계의 어느 나라 문자보다 뛰어 나다.” 라는 긍지와 자긍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인데 어떤 점에서 그렇게 우수한지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필자는 작년 한글날에 국립박물관에서 주관한 한글세미나에서 우리 한글의 오묘함과 위대함을 새삼 발견하는 즐거움이 있었고 우리 국민이면 누구나가 존경하는 세종대왕의 천재성과 현군(賢君)이심을 더욱 실감할 수 있었다. 그 이후 필자는 더 공부하는 마음자세가 되어 기회가 되는 대로 우리 한글이 얼마나, 어떻게 우수한 것인가를 전달하는 작은 전도사의 역할을 자임하게 되었다.

 

이제 간단히 우리 인류의 문자의 역사를 살펴보고 한글(훈민정음)의 창제 원리와 전세계의 주요 문자들과 비교하면서 우리 한글의 탁월함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2. 인류의 문자의 역사


인류가 생겨나서 어떤 형식이든  언어는 존재하였지만, 문자(文字)의 역사는 사람이 정착하여 농업을 시작하던  청동기시대가 시작되는  5000여 년 전이었다고 한다.


그것도 인류문명의 4대 발생지와 일치하여  나일강 유역의 이집트 상형문자,메소포타미아 지역의 쐐기문자가  BC 3100년 무렵에 사용된 것이 그 효시였고 인디아 문자, 중국의 황하강 갑골문자(한자의 유래)가 BC 2000년-BC 1200년경부터 사용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 1799년 나폴레옹군이 이집트에서 발견된 로제타석이 인류 문자역사에서  중요한 사건이었으니 이를 두고 많은 학자들이 참여하여 그 20여년 후에 상형문자가 해독 되었을 때 전 인류가 흥분하였다고 한다.


지금 현재 전 세계인구가 사용하는 인구수를 기준으로 보면 그 1, 2위가 중국어(14억 추산), 영어(10억 추산)라고 한다. 21세기의 세계 정치 경제, 군사 문화 등의 상황에서 동서양을 대표하고 있다고 하겠다.


그 외에 인구 1억 이상이 사용하고 있는 언어(문자)들이 힌디어(인도 등), 스페인어, 러시아어, 아랍어, 뱅갈어, 포튜갈어, 일본어, 프랑스어, 독일어 등 이라고 하는데 이 언어들이 중국어, 일어를 제외하면 대다수가 영어의 알파벳 계열의 문자들 이라고 할 수 있다.

 

알파벳 계열의 문자의 역사가 너무나 복잡하여 지중해를 중심으로 상업활동을 하던 페기니아인들(BC 1200경)의 글자라는 이야기, 여기서 히브리어, 유대어, 그리스어, 라틴어 등이 등장하였으며, 아랍의 언어도 그 어디엔가 뿌리를 함께 하고 있다니, 영어로 대표되는 이들 문자들이 서양의 문화권을 지배해 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중국의 한자는 어떤 계열의 알파벳과 확연히 다른 표의문자로서 동양의 큰 문화권의 중심축이 되어 15세기 르네상스까지는 유럽의 서양문화를 압도하여 1800년대 말까지 인류가 만든 책 중에서  50% 정도가 한자로 쓰여 졌다고 추정한다.


우리나라와 일본을 비롯한 동양의 국가들은 그 한자 문화권의 큰 우산 속에서 수천년을 안주하다가 우리는 세종대왕이라는 걸출한 지도자를 만나 567년 전에 문자의 독립을 하게 된 것이다.

 

3. 완전히 독창적인 한글의 창제


우리나라 역사에서 조선 왕조가 건국(1392년)하고 그후 임진왜란(1592년)이 발발한 때까지 꼭 200년 동안 큰 전쟁 없이 알토란같은 평화시절을 가지게 된 것이 모처럼의 국가 중흥을 이루게 된 계기였다.

 

그 시기에 국가창업을 마무리한 태종(이방원)이 그 셋째 아들 충녕대군을 태자로 삼고 그가 보위에 올랐을 때 영향을 줄 수 있는 처가, 친인척들을 너무도 가혹하리 만큼 제거(현대 군대용어로 射界淸掃)하여 그가 왕으로서의 능력을 발휘하는 여건을 조성하였다고 한다.


충녕대군은 조선의 4대 왕으로 즉위(21세인 1418년- 1450년까지 32년 재위)하여 선왕과 주위의 기대에 부응하는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총명하고 인덕이 훌륭한 양수겸장(兩手兼將)의 군주(차후 세종대왕)로서 국방, 외교, 과학, 문화 등의 모든 면에서 눈부신 업적을 남기셨다.


즉위 3년차(1420년)에 일종의 왕립문화연구소인 집현전(集賢殿)을 만들어 머리 좋은 젊은 학자들을 모아놓고 인사 등에서 신분을 보장하면서 온전히 학문 연구와 개혁, 발명에 앞장서는 싱크탱크의 역할을 하도록 하였다.

 

이곳에서 우리 국민의 말과 다르고 배우기 어려운 중국의 한자를 극복하여 쉽게 익힐 수 있는 문자를 만들자는 것이 세종대왕의 꿈이었고 집현전의 가장 중요한 연구테마였으리라 짐작(연구과정에 대한 기록은 전혀 없음)한다. 외국의 언어 사례, 음운학(音韻學)에 대한 연구 등 치열한 과정을 거처 23년 후(1443년)에 훈민정음(訓民正音)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한글을 창제하게 된 것이다.


훈민정음을 완성하고도 그 발표 (1446년)까지 3년 동안의 유예기간을 둔 것은 실제 사용하는 과정의 문제점을 파악하는 실험등과 한글창제에 대한 조야(朝野)의 수많은 반대여론을 여과할 기간을 가지고자 하였던 것이다.


그당시 집현전에 직접 참여하지 않은 관리 학자들에게는 한자 이외에 다른 글자라는 것을 생각할 수 없었고 몽고, 여진, 티베트, 일본 등 다른 글자를 가지는 나라들은 한자 이해능력이 부족한 미개한 국가들이며 또한 다른 글자를 사용한다는 것은 수천년 동안 발전해온 선진 한자 문화를 포기하는 것이며 그 당시 대국(중국)에 대한 사대모화사상(事大慕華思想)에 역행한다는 것이었다.

 

수많은 학자들이 벌떼 같이 일어나 목숨을 걸고 반대하는 것은 당연했으니,그 중에도 유명한 학자(집현전)이었던 최만리 같은 이의 거듭된 반대 상소는 나름대로 명문이 있고 일리가 있는 주장이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충분히 예견하였던 세종임금은 이들과의 토론(요즘의 공청회)을 마다하지 않고 설득하며 어느 때는 겁주고 씨름하면서도, 절대 전제군주로서 일방적 처사를 자제하고 3년이나 기다렸던 것이다.

 

4. 한글(훈민정음)의 구성원리

 

한글이 독창적이고 우수한 점은 글자들이 사람의 발성기관(혀, 입, 이, 목)의 모양과 천지인(天地人⇒‘·’, ‘ㅡ’, ‘|’)을 소재로 만들어 졌다는 것이다. 세종대왕이 한글(훈민정음)을 창제하실 때 이런 아이디어들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구상되었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다.

 

수백년 전부터 한글과 비슷한 모양의 글자가 전해오던 것을 집대성하셨다는 설, 세종대왕이 독자적으로 노심초사하여 만들었다는 설 등이 있지만, 열정과 천재적인 예지를 가지셨던 세종대왕의 진두지휘로 집현전의 정인지, 성삼문, 신숙주 등 젊고 유능한 학자들과의 일사분란한 집단적인 연구로 만들었다는 것이 정설로 여겨지고 있다.

 

또 한편 우리나라 한옥의 창살 모양을 보고 구상하였다고 하는 과학적 창의성을 비하하는 해석도 있었으나, 1940년, 500년 가까이나 숨어있던 훈민정음 해례본(解例本)이 발견되면서 이 억측들이 모두 사라졌다.

당초 훈민정음 반포 당시의 28자는 근세 국어문법을 최초로 정리한 주시경(1876-1914)선생에 의해 24자로 확정되어 현재 사용하고 있다.

자음 14자 모음 10자가 다음과 같이 모두 발성기관인 혀와 입술의 모양 등을 본 따서 만들어 졌으니 ‘정음(正音)’ 즉 ‘바른 소리’ 라는 제목 그대로 뜻글자 보다는 소리글자였던 것이다.

 

① 자음의 제정: 발음시 혀, 입술, 치아, 목구멍의 모양으로 크게 6가지로 나누어 진다.
-‘ㄱ’: 牙(덧말:아)音계열로 입천장과  목구멍이 이루는  모양의 소리, ㅋ포함
-‘ㄴ’: 舌音계열로 입술이 위 치아 밑쪽에 닿는 모양의 소리로 ㄷ, ㅌ포함
-‘ㄹ’: 舌音계열이나 혀가 입안에서 안쪽으로 말아지는 모양으로 별도 구분
-‘ㅁ’: 脣音계열로 발음시 입술이 오므려 지는 모양으로 ㅂ, ㅍ포함
_‘ㅅ’: 齒音계열로 혀가 이 끝에 닿으며 발음되는 모양으로 ㅈ, ㅊ포함
-‘ㅇ’: 喉音계열로  목구멍에서 나는 소리로 ㅎ을 포함하여 모두 14자이다.

 

②  모음의 제정: 발음시의 입술의 모양으로 그 순서도 입술의 둥글기, 발음시의 벌어지는 입의 크기순으로 ‘ㅏ’부터 'l'(아, 야, 어, 여, 오, 요, 우, 유, 으,이)까지 10자이다.
다음 중요한 것은 글자가 만들어지는 재료(소재)는 우리 동양 사상의 기본인  천·지·인(天·地·人)을 나타내는 '·', 'ㅡ', 'ㅣ'의 세 기호가 근본이 되어 위의 24자 중 19자를 만들 수 있으니 놀라운 일이었다.


③ 기본 자음(9자) 합성과 활용: 'ㄱ'은 ㅡ와ㅣ의 합성이며 'ㄹ'은 ㅡ이 세 번,ㅣ이 2번 사용된 글자이며, 이런 방법으로 9자의 자음(ㄱㄴㄷㄹㅁㅂㅋㅌㅍ)이 만들어 졌으며, 나중에 이를 활용할 때는 초성(初聲)으로서 쌍자음 다섯가지(ㄲ,ㄸ,ㅃ,ㅆ,ㅉ)가 더 사용되고 받침(終聲)으로 사용될 때 복합자음(ㄴ+ㅈ등)이 만들어졌다.

 

④ 모음(11자)의 합성과 활용: 'ㅏ'는 'ㅣ'의 우측에 '·'이 사용되었으며 'ㅜ'는 'ㅡ'의 아래쪽에 '·'이 사용되고 'ㅕ'는 ㅣ의 왼쪽에 '·'을 두 번 사용하는 식으로 10개의 모음(ㅏㅑㅓㅕㅗㅛㅜㅠㅡㅣ )이 만들어진 것이다. 그리고 이 10개의 모음이 복합(ㅏ+l=ㅐ 등으로)되어 복합모음(모두 11개)이 만들어져 중성(中聲)으로 활용되고 있다.


⑤ 자음 5자(ㅅ,ㅈ,ㅊ,ㅇ,ㅎ)의 합성
이들 천지인을 보충하는 재료, 음소(音素)로서 ‘ㅅ’, ‘ㅇ’이 등장하여 ‘ㅅ, ㅈ,ㅊ, ㅇ, ㅎ’의 자음 5가지가 더 얻어져 24자가 완성된 것이다.

세계 인구의 3분의 2가 사용한다는 영어, 스페인어 계열의 문자들이 20~50자 내외의 모음 자음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은 비슷하지만 글자의 모양들이 모두 독립적이고 필기체 인쇄체까지 구분 되어 있는데 우리 한글은 이렇게


·, ㅡ, ㅣ, ⁄, \, ㅇ

 

여섯개의 소재(음소)로 합성이 되고 그 글자모양 자체가 언어의 발성기관의 모양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으며 별도의 발음기호가 필요 없으니, 이 얼마나 오묘하고 과학적인가!


전 세계의 주요 국가 민족들 문자와 비교해 보아도 한글은 글자 모양도 단순 명료하고 상징적이다. 자모음의 형태가 네모꼴 세모꼴 동그라미 수직선 수평선 빗금 등 모든 가능한 기하학적 형태를 사용하고 있어서 한글 24자(당초 28자)의 자모음이 모두 완연하게 식별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한글은 기네스 기록에 오를 만하며, 일부 세계적인 언어학자들 사이에서도 한글의 과학성에 깜짝 놀라며 탄복한다고 한다.


이렇게 과학적이고 가장 조직적이며 배우기 쉬운 한글이 유엔에서 사용하는 11개의 공식 언어에 끼지 못하고 있는 것은 그 언어와 문자를 사용하는 인구수(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교민수 포함)가 1억을 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하니 섭섭하기 그지없는 일이다.

출처 : 내 사랑 중국 ♡ MyLoveCh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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