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영원한사명)

[스크랩] 선교는 모금이다 (김승연)

수호천사1 2009. 3. 18. 12:14

선교는 모금이다

 

김승연 목사 /
현 전주서문교회 담임목사, 예장합동총회 파송 독일주재선교사,
KOSTE와 올바살 운동 설립 및 국제대표, 세계선교사회(WKMF) 공동회장 역임


‘면허받은 강도’라는 말이 있다. 이런 직업은 주로 몇몇 전문 직업인을 칭하는 말이기도 하다. 그런데 어찌 보면 선교사도 역시 ‘면허받은 강도’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말은 복음 선교를 위해 성도들에게 헌금과 헌신의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지, 치부(致富)와 축적(蓄積)을 위한 부정행위가 되어서는 안 된다. 어떤 선교사는 모금할 때 공갈 협박은 물론, 반 강제적으로 모금하는 선교사가 있다.

지금이야 ‘선교사’라 하면 선교비가 필요하고 당연히 선교비를 주어서 파송해야 한다는 의식이 정립되어 있어서 선교사가 선교비 모금을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로 알고들 있다. 그러나 1970년대 이전만 해도 우선 선교에 대한 이해가 없었고, 특히, ‘해외 선교사’라 하면 국내에서도 전도를 다 못하고 있는 실정이고, 국내의 사람들도 못 먹고 못 사는데, 해외 선교는 무슨 놈의 해외선교냐 하며 따지기 일쑤였고, 인정해주기보다 ‘신선놀음’이라며 비아냥거리기까지 했다. 또 ‘외화 낭비’라 하며 매국노 취급하기도 했다. 그래서 시절이 시절인 만큼 선교사들조차 죄의식을 갖기까지 했다.

바로 그러한 때에 태국으로 파송을 받은 김 모 선교사도 선교비를 모금하는 데 있어서 어려움을 많이 겪은 바 있다. 그래서 어느 날 곰곰이 생각한 끝에 ‘장례비 가불’이라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짜냈던 것이다. 김 선교사는 서울 반포에서 개척교회를 하고 있는 홍 모 친구 교회에 초청을 받아 설교를 하게 되었다. 설교 도중 성도들에게 다음과 같은 요청을 한 것이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저와 여러분은 처음으로 만났습니다. 그런데 한국 사람들은 정이 많아서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고 합니다. 오늘 저와 여러분이 알게 되었으니 이제 인연을 맺은 셈입니다. 그렇다면, 만약 여러분들이 제가 죽었다는 부고장을 받으면 조의금을 들고 조문을 올 것 아닙니까? 그러니 그 조의금을 지금 좀 가불해 주십시오. 전액으로 힘들면 월부로 가불해주셔도 됩니다.”

그렇다면, 파송 받은 선교사는 어떤가? 뉴질랜드 마오리족에게 선교하는 모 선교사는 자신이 고등학교와 대학교 교목으로 있으면서 모은 돈으로 산 집을 팔아 마오리족을 위해 주택을 구입했고, 연금 등으로 선교지에 살면서 선교를 했다. 그러나 그 선교비는 현지 사역에 다 쓰고 70세가 되어 가는데 은퇴 후 거할 집조차 없다는 것이다.

물론, 지금은 뒤늦게 선교사 후생복지와 은퇴 이후에 대해서까지 많은 신경을 쓰고 있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기만 하다. 이게 바로 선교 2등 국가인 한국교회의 현실이다.

필자도 80년대 초에 선교사로 나갈 때 선교비 모금이 매우 힘들었다. 그런데 그 때 두 분의 여 집사님이 100만원씩의 거금을 선교비로 후원해 주었다. 귀국 후 들어보니 그 때 그 후원헌금을 드릴 때가 자신들이 가장 힘들고 어려울 때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 선교비는 선교 현지에서 대단한 사역을 감당케 했고, 23년만에 귀국해 보니 그 가정에 부어주시는 하나님의 축복 또한 엄청났던 것이다.

그렇다. 어떤 선교사가 말한 것처럼 선교는 돈이다. 맞는 말이다. 돈 없이는 안 되는 것이 선교이다. 그래서 사도 바울도 빌립보교회에서 보내준 선교비가 이유 없이 끊어졌을 때에 많은 고생을 했다고 빌립보서에서 증언해주고 있다.

“내가 주 안에서 크게 기뻐함은 너희가 나를 생각하던 것이 이제 다시 싹이 남이니 너희가 또한 이를 위하여 생각은 하였으나 기회가 없었느니라 내가 궁핍하므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형편에든지 나는 자족하기를 배웠노니 나는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알아 모든 일 곧 배부름과 배고픔과 풍부와 궁핍에도 처할 줄 아는 일체의 비결을 배웠노라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 그러나 너희가 내 괴로움에 함께 참여하였으니 잘하였도다 빌립보 사람들아 너희도 알거니와 복음의 시초에 내가 마게도냐를 떠날 때에 주고 받는 내 일에 참여한 교회가 너희 외에 아무도 없었느니라 데살로니가에 있을 때에도 너희가 한 번뿐 아니라 두 번이나 나의 쓸 것을 보내었도다 내가 선물을 구함이 아니요 오직 너희에게 유익하도록 풍성한 열매를 구함이라 내게는 모든 것이 있고 또 풍부한지라 에바브로디도 편에 너희가 준 것을 받으므로 내가 풍족하니 이는 받으실 만한 향기로운 제물이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한 것이라 나의 하나님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영광 가운데 그 풍성한 대로 너희 모든 쓸 것을 채우시리라 하나님 곧 우리 아버지께 세세 무궁하도록 영광을 돌릴지어다 아멘”(빌 4:10~20).

한국에 IMF가 터졌을 때 현지의 많은 선교사들은 철수하거나 이동을 감행했다. 선교는 불경기와 경제 공황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되어있다. 그런데 선교사 가운데 모금을 잘하는 반면, 사역이 별 볼일 없는 선교사가 있다. 또, 모금은 잘 못하는 반면, 사역을 효과 있게 잘하는 선교사가 있다. 어찌 되었든, 모금도 못하고 사역도 못하는 선교사보다 모금도 잘하고 사역도 잘하는 선교사가 더 좋은 선교사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선교에 있어서 모금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선교비를 잘 쓰는 일일 것이다. 사람이란 본래 화장실 갈 때 마음과 올 때 마음이 다르다고 했는데, 이와 같이 선교비를 모금할 때 마음과 선교비를 모금하고 난 다음의 마음이 혹시 다르지는 아니할지 조금은 염려스럽다.

출처 : MyLoveCh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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