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배달민족 한겨레이다.
최근에 미국 펜실바니아주에 있는 블랙스버그 버지니아 공대에서 일어난 끔찍한 사건으로 인해 세간(世間)이 한동안 시끄러웠다. 한국계인 한 젊은이가 충격적인 만행(蠻行)을 저질렀다는 이유만으로 전체 우리나라 국민들은 마치 자기가 범죄라도 저지른 듯한 정서(情緖)가 확산되었다. 따라서 확인해보지 않았지만 우리나라 대통령도 사과발언을 했다고 전해진다.
과연 합당한 반응이었을까? 너무 지나친 반응은 아니었을까? 이는 분명히 지나친 반응이며, 미국이라는 거대한 나라에서 유색인종으로 차별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같은 동족으로 느끼는 동정심에 근거하여 일어난 반응으로 그 도가 지나친 것이 분명하다. 그러므로 오죽하면 미국의 언론들까지도 한국인들이 지나치게 과민반응(過敏反應)을 일으키고 있다고 우려(憂慮)했을까!
우리 민족은 오랜 상고시대(上古時代)부터 배달민족을 자처(自處)했다. 단군을 조상으로 한 피를 받은 단일민족(單一民族)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유랑민족인 유태인들에 버금갈 만큼 독특한 민족적 정체성(正體性)을 자랑한다. 어쩌면 이와 같은 민족적 정체감(正體感)이 미국 펜실바니아주에서 일어난 끔찍한 사건의 범인이 한국계라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게 된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누가 뭐라고 해서가 아니었다. 만행을 저지른 젊은이가 같은 민족이라는 것만으로 그 사건의 배후(背後)가 마치 우리 민족이기라도 하는 듯한 깊은 자책감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깊은 시름에 빠져든 것이었다. 분명히 전체 우리 민족과는 무관한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우리와 관련이 있다고 정죄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연대적인 책임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 우리 민족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정서인 것이 틀림없다.
나는 이런 민족적 정서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혼란스러울 때가 있다. 그것이 좋은 것인지, 아니면 그렇지 않은 것인지를 판단하는 일은 매우 어려운 일처럼 여겨진다. 어떤 때는 좋고, 어떤 때는 그렇지 못하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번 미국에서 발생한 사건으로 인해 전체 우리 민족이 자책감을 가지게 된 것이 정당한 것인지의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
어쩌면 불필요한 생각일지 모른다. 미국에서 일어난 동일한 사건이 중국이나 구 소비에트연방에 속했던 나라에서 일어났다면 우리나라는 어떤 반응을 나타냈을까? 미국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인한 반응과 동일한 반응이 일어났을까? 아무리 생각해 봐도 절대 그럴리가 없을 것 같다. 이런 생각은 나만이 가질 수 있는 생각일까? 어쩌면 대부분의 우리 민족들은 나와 동일한 생각을 갖게 될 것이라고 여겨진다.
우리 민족은 지구상에 존재하고 있는 수많은 민족들 중에서 결코 작은 수의 소수민족이 아니다. 우리 민족은 어떤 특정한 지역에만 분포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 200여 나라마다 우리 민족이 거주하지 않는 곳이 없다고 한다. 따라서 우리 민족은 유태인, 중국인, 인도인, 이탈리아인과 함께 세계 5대 디아스포라민족이라는 말이 있다.
그러므로 우리 민족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우리 민족끼리 모여 살며 집단촌을 이루고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런 특징이 있었기에 일백 수십년 전부터 미국이나 일본, 중국이나 구 소비에트연방에 속했던 여러 나라들에 흩어져 살면서 그곳에 그땅의 백성으로 뿌리를 내리며 살아 오게 된 것이다.
이렇게 뿌리를 내린 우리 민족이 미국에서는 한국계 유색인종으로서 재미동포가 되었고, 일본에서는 친 우리나라계와 친 북한계로 나뉘어져 민단계와 조총련계의 재일동포가 있다. 중국의 56개 다민족 사회에서 챠오선쥬(朝鮮族)라고 하는 소수민족이 있고, 구 소비에트연방에 속했던 여러 나라들에는 카레이스키(高麗人)라고 하는 소수민족이 있다.
재미동포나 재일동포, 챠오선쥬나 카레이스키는 모두 우리와 같은 배달민족이다. 동일한 조상관(祖上觀)과 민족관(民族觀)을 가지고 있는 한겨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다른 나라에 흩어진 우리 민족에 대한 태도가 동일하지 않음을 발견할 수 있다. 같은 민족임에도 불구하고 어떤 보이지 않는 차별이 있음을 감출 수 없다.
그런 차별이 있기에 최근에 미국에서 일어난 엄청난 사건이 중국이나 구 소련 땅에서 일어났더라면 우리나라의 반응은 동일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추측을 자아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고 여겨진다. 같은 민족임에도 불구하고 보이지 않는 어떤 차별! 그것이 오늘날 우리나라 국민들의 재미동포나 재일동포, 그리고 재중동포와 재소동포을 같은 맥락에서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많은 생각 끝에 발견한 일은 아주 사소한 일 때문이었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너무 오랫동안 사상과 이념이라는 이데올로기에 갇혀 살아 왔었다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우리나라가 일본제국주의자들에 의해 빼앗겼던 국권을 회복한 이후로, 미국이나 일본과는 긴밀한 교류 가둔데 살았으나, 중국과 구 소비에트연방의 여러 나라들과는 적성국가로 오랫동안 단절된 채로 살았었다는 사실 때문이라고 여겨졌다.
그러므로 미국과 일본 등에서 살아 왔던 우리 민족들은 우리가 동포로 받아들여 쉽게 그들과 정서의 교류가 가능한 일이었지만, 중국과 구 소비에트연방에서 살아 왔던 우리 민족들은 우리의 동포로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데서 비롯된 일이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리는 같은 민족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적성국의 백성이 되어, 서로를 적(敵)으로 생각하며 살아 왔음이 서로가 서로를 용납할 수 없는 관계로 단절된 것이었다.
이것은 분명히 우리 민족의 잘못이 아니었다. 평화를 사랑하는 백의민족 후예로서 힘없는 백성이 되어 세계열강의 서슬퍼런 힘에 의해 억지로 격리되어 우리 민족의 오래된 전통인 한데 어우러지는 두레정신은 박탕당하고, 동일한 민족적 정체감이 빛을 잃어 버리게 된 것이다. 이로서 재미동포와 재일동포, 그리고 재중동포와 재소동포에 대한 민족적 반응이 이질화된 이유였다.
이제 우리는 오랫동안 이데올로기에 의한 사상과 이념에 의해 단절되었던 지난 날들을 하루 속히 청산해야 한다. 같은 민족으로서의 동질성을 회복하고, 글로벌 시대에 맞는 큰 민족공동체의 주체성을 회복해야 한다. 동일한 민족으로서 정치적인 이념과 사상을 떠나 함께 나누고 베풂이 있는 두레정신의 아름다운 민족적 정서를 다시 일으켜 세워나가야 한다.
이런 일들을 이제는 서두르지 않으면 안 된다. 자칫하면 멀지 않은 장래에 우리는 서로가 이질화된 민족으로 격리되어 서로 다른 민족처럼 새롭게 형성되는 정서로 인하여 다시는 배달민족 한겨레의 동질성 회복은 점점 더 어려워질 수 있기에 하는 말이다. 동일한 민족임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이방인으로 여겨 분쟁하는 아픔을 경험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우려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우리 민족은 세계에서 유력한 디아스포라 민족 중에 하나라고 했다. 이제는 지구촌이라 불리우는 전 세계 200여 나라마다 우리 민족이 들어가서 살지 않는 나라가 거의 없을 지경이라고 한다. 이렇게 우리 민족이 전 세계에 흩어져 살고 있는 우리 민족의 정서는 각자 조금씩의 차이가 있을 것은 당연한 일일지 모른다. 그렇지만 우리는 배달민족 한겨레로서의 긍지와 자부심을 포기하면 안 된다.
따라서 우리는 서로에 대하여 이렇게 조금씩 다르게 변해가는 민족적 정서를 이해하고 용납하며, 그 가운데서 변할 수 없는 민족적 동질성을 회복시켜 나간다면 우리 민족의 미래는 찬란한 광명과도 같아질 것이다. 서로의 긴밀하고 활발한 교류를 통하여 아름다운 지구촌을 건설하는 한겨레의 무궁한 꿈이 새록새록 피어날 것이라 믿는다.
서로가 서로를 알아가기 위해 지난 오랜 세월동안 단절되었던 아픔의 상처를 어루 만져주며, 서로에 대한 더 많은 관심과 애정으로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그런 노력이 더욱 필요한 때라고 생각된다. 정말 이 땅에서 살면서 미국에서 한 한국계 젊은이가 일으킨 엄청난 사건으로 인해 민족적 동질감의 책임의식을 느꼈던 것과 같이, 중국과 구 소련에 있는 우리 동포들에게도 동일한 민족적 동질감의 책임의식을 가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중국에 살고 있는 소수민족 차오선쥬를 비난하지 말자. 구 소련의 영역권에 있는 다른 나라들, 즉 러시아와 중앙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살고 있는 소수민족 카레이스키를 비난하지 말자. 그들이 비록 우리의 정서와 다르고, 우리 고유의 문화가 일부 변화했다고 할지라도 그들을 우리는 가슴으로 품을 수 있어야 한다. 그들을 결코 폄하하지 말고 존중하며 이해함으로 용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들도 분명히 우리와 같은 배달민족 한겨레이기 때문이다.
더 이상은 우리와 다르다고 하여 무조건 비난하거나 경멸하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리와 같은 배달민족 한겨레이기에, 그들에게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일에도 우리는 같은 민족으로 느끼는 아픔과 고통을 경험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럴 때에 비로소 우리 민족을 향한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바르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세계 속에 흩어진 디아스포라민족으로의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게 될 것이다.
나는 분명히 믿는다. 한겨레 디아스포라를 통해 이루시고자 하시는 서쪽을 향한 하나님의 원대하신 계획과 섭리가 있다는 사실을! 그 일을 이루시려고 오래전부터 하나님께서는 중화인민공화국에 중화민족의 소수민족으로 차오선쥬를 자리잡게 하셨고, 러시아에 러시안 소수민족으로 카레이스키들을 자리잡게 하셨다고 믿는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하나님의 뜻이 서쪽을 향하여 땅 끝에 이르기 위해 사용하시려고 서진사역의 마지막 요새가 될지 모르는 중앙아시아 여러 나라에 카레이스키들이 흩어져 살게된 것이라고 믿는다. 이들 모두는 배달민족이다. 배달민족은 마지막 시대에 한번쯤 반드시 큰 일을 벌리게 될 것이다. 누군가의 말처럼 배달민족도 중동의 유태인과 함께 제2의 선민으로 택하셨다는 주장을 나도 믿고 싶을 정도로 우리 민족을 향한 하나님의 크고 놀라우신 기대하심이 반드시 있음을 확신한다.
대한민국의 한국인이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조선인은 한겨레이다. 중국의 소수민족 챠오선쥬와 그 소련지역에 있는 여러 나라에 흩어져 살고 있는 카레이스키들도 한겨레이다. 미국의 한국계 유색인종이나 일본의 민단계 한국인, 그리고 조총련계 조선인들도 분명히 우리와 동일한 한겨레이다.
하나님께서 동방의 한 나라에서 시작하게 하신 배달민족 한겨레의 단합이 필요하다. 이를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 규합하자는 선동으로 오해하지 말라. 오직 우리 민족을 향한 하나님의 뜻을 바르게 깨달아서 그 뜻에 충성된 민족적 정체감을 가지기 위해 더욱 분발하자고 호소하고 있을 뿐이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세상의 끝날에 위대하게 사용하시기 위해 준비하신 배달민족 한겨레이기 때문이다.
2007. 4. 26 (목)
글/ 불꽃 石一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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