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예배의 갱신과 변화
- 가진수 목사 (글로벌 워십 미니스트리 대표)
작년 3월 2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샬럿에서 세계적인 부흥사였던 빌리 그래함 목사님(Billy Graham, 1918 - 2018)의 장례식이 열렸다. 세계의 많은 교회와 성도들에게 깊은 영적 영향을 끼쳤던 그의 죽음은 아쉬움이 그래서 더 컸다. 장례식에는 그가 가장 사랑했던 찬양들, ‘살아계신 주’, ‘크신 일을 이루신 하나님께’ 등이 울려 퍼졌고, 2000여명의 참석자들은 그의 죽음을 슬퍼했다.
그를 생각하면서 나는 1974년 뜨거운 8월 여름 여의도광장에서 있었던 <엑스폴로 EXPLO 74’>의 기억을 떠올렸다. 당시 부모님의 손에 이끌려 집회에 참석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어린 나이였지만 매우 많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고, 2-3일간 여의도 아스팔트에서 자고 먹고 했던 기억들이다. 높은 탑의 임시 설교단 바로 밑에 있던 덕분에 당시 “선데이 서울”이라는 잡지에도 가족들과 함께 사진화보에 등장했었다.
빌리 그래함 목사님의 집회를 추억하면서 나는 지금의 한국교회 현실을 반추해본다. 당시의 열정과 뜨거움, 사모함 등이 지금 한국교회와 성도들에게 남아있는지. 그리고 청년, 학생, 그리고 주일학교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현실을 바라보면서 앞으로 교회는 어디로 가야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향을 잃은 지 오래임을 느껴본다.
지금의 한국교회와 리더십은 내가 신앙 생활한 이후 가장 영향력이 약화된 시기가 아닌지 생각해본다. 교회의 권위는 약해졌고, 영적 능력은 소멸해가는 것 같다. 하나님은 여전히 살아계시고, 지금도 성령의 역사는 지속되고 있건만 무엇인 문제인가. 과연 한국교회의 미래는 없는 것인가?
문제들을 찾는 여러 해법 중, ‘어려울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문제가 생겼을 때 표면적인 부분만 해결해서는 일시적일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특히 당면한 지금의 문제들은 본질적인 부분들을 찾아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국교회의 문제의 본질은 영적인 면에서 찾아야한다. 7-80년대 부흥기에 교회는 활력이 넘쳤고, 사역은 힘이 있었다. 그 힘은 예배와 찬양, 기도의 열정이었고, 대부분의 한국교회의 새벽예배와 수요, 금요기도회는 기도의 열기로 뜨거웠다.
교회의 영적성장은 예배의 회복부터이다. 예배의 중요한 요소인 찬양과 말씀, 그리고 기도의 회복이 교회의 본질이자, 영적능력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교회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고, 많이 행해지고 있는 것은 바로 예배이다. 모든 교회는 예배를 기초로 해서 세워지며, 그것이 기초라고 믿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예배를 마치 당연한 것처럼 생각하며, 소홀하게 여기지 않았는지 반성해볼 필요가 있다.
초대교회 그리스도인들의 모임은 예배로부터 시작됐다. 모이면 기도하고 흩어지면 복음을 전파했으며, 모일 때마다 다시 오실 예수 그리스도를 가슴 뜨겁게 찬양했다. 그들은 절박했으며, 형식보다는 마음의 간절함이 있었다. 그들에게 예배는 생명보다 더한 하나님을 향한 믿음이었고 다시 오실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간절한 사모함이었다.
신학자이자 설교가로 많은 영향을 끼쳤던 에이든 토저(Aiden Wilson Tozer, 1897-1963)는 자신의 책 “이것이 예배이다(Worship: The missing Jewel)”에서 교회의 존재 목적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교회의 존재 목적도 예배이다. 우리의 교회는 무엇보다도 하나님을 예배하기 위해 이 땅에 존재한다. 예배는 교회의 이차적 목적이 아니며 교회의 액세서리도 아니다. 예배가 교회의 일차적 목적이고 그 외의 모든 것들은 이차, 삼차 또는 사차 목적이다.”
내가 존경하는 목사님이자 최고의 설교자의 한사람으로 칭송되는 미국 베들레헴 침례교회의 존 파이퍼(John Piper) 목사는 그의 베스트셀러 저서 “열방을 향해 가라(Let the nations be glad)” 첫 페이지에서 교회에 있어 예배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말했다.
“선교는 교회의 궁극적인 목표가 아니다. 예배가 그 목표다. 예배가 없기 때문에 선교가 필요한 것이다. 궁극적인 목표는 선교가 아니라 예배다.”
나는 특별히 파이퍼 목사님의 이 말을 좋아한다. 요즘 모든 교회들에게 선교는 매우 중요하다고 인식되어 왔다. 한국교회는 선교 1세기가 지난 후 세계적인 선교사 파송국이 되었다. 모든 교회의 표어에는 선교가 들어가지 않은 교회가 없으며, 모든 교회의 주보마다 선교사 파송과 이에 대한 내용을 강조한다. 내가 사역했었던 대부분의 교회들에게 선교사역은 매우 중요한 목표와 비전이었다.
존 파이퍼 목사는 매우 냉혹하리만큼 예배가 밑받침이 되지 않는 선교는 무의미하다고 이야기한다. 그의 주장을 잘 들여다보면 선교가 덜 중요하다는 것이 아니다. 다만 순서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선교는 예배의 동력으로 펼쳐나가야 한다는 말일 것이다.
예배가 모든 사역의 출발점이고, 교회의 동력이다. 모든 사역의 불을 붙이는 불쏘시개 같은 것이다. 사역의 불이 타오르려면 교회를 지탱해주는 영적능력의 기초인 기도, 찬양, 말씀이 예배를 통해 강하게 시작되어야 한다.
한국교회가 부흥기를 지나 쇠퇴의 길을 걷게 된 유럽의 교회가 아닌 새로운 교회의 모델이 되기 위해 우리는 다시 교회의 존재 이유이자 본질인 하나님을 만나는 일부터 시작해야한다. 찬양으로, 기도로 그리고 말씀을 통해 하나님을 경험하는 것이다. 이것이 교회의 시작(Revival)이며, 예배이다.
앞으로 칼럼을 통해 교회의 당면한 현실을 살펴보고 영적 능력이 살아있는 예배다운 예배를 세우는 여러 방법들을 찾아보려고 한다. 좀 더 구체적인 대안도 제시할 생각이다. 그리고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불고 있는 다음세대를 위한 예배의 참신하고 진실한 모델들을 함께 찾아보고 싶다.
그리하여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예배의 회복을 통해 마지막 때에 영적 능력을 회복하고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 하나님이 살아 계시다는 것을 다시 선포하고 싶다.
하나님은 강하시고 능력이 있는 분이시다. 우리의 주인되신 그 능력의 하나님을 찬양하고 예배하는 것부터 다시 시작하자.
[출처] 국민일보
'예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예배 사역자에게 필요한 15가지 (0) | 2019.02.14 |
---|---|
[스크랩] 성경적 예배의 회복 (0) | 2019.02.11 |
[스크랩] 최근 설교학에서 배울 것과 버릴 것 (0) | 2019.02.01 |
[스크랩] 예배, 그 이후가 더 중요합니다 (0) | 2019.01.30 |
[스크랩] 예배의 본질 (0) | 2019.01.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