氣의 개념
현대과학이 등장하는 과정에서 서양이 아니라 동양이 주도적 역할을 했다면 에너지가 아니라 氣라는 낱말이 널리 쓰이게 되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러나 현대과학적 개념을 앞세워 氣를 이해하려고 하면 현대과학의 틀 안에 氣의 개념이 고착될 우려가 있다.
최근들어 중국의 현황을 보면 철학적 관점에서의 氣개념보다도 실제적인 실체로서의 氣에 관심이 집중되어 있으며 특히 의학적 응용방안으로서의 氣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중국에서의 흐름을 보면 秦 이전에는 생명력을 의미하는 것으로 널리 쓰였고 그 다음으로 음양의 氣, 천지의 氣처럼 자연적인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도 쓰였으며 세상 만물을 이루는 기본 質料와 五行의 氣라고 하는 개념도 있었다.
진한시대에는 음양과 오행의 이론이 전개되면서 元氣의 개념이 등장한다. 송, 명, 청대의 元氣에는 초월자적인 개념이 있었으나 그 이후로 이것은 스스로 내재해 있는 힘에 의해 움직인다고 하는 자연철학적인 氣로 바뀌어갔다.
우리나라의 경우를 보면 氣의 개념이 철학적 사변적 방향으로 흐른다. 형이상은 理의 세계이고 형이하의 세계는 氣의 세계로 보며 氣의 세계는 헤아릴 수 있는 세계라고 했다.
이퇴계, 이율곡, 서화담등 성리학자들이 도덕적 개념의 氣를 중심으로 인간과 자연을 연결하려 했다면 조선 후기의 최한기는 氣學이라는 용어를 쓰면서 자연의 氣를 중심으로 인간과 자연을 종합하려 시도했다.
최한기는 세계는 氣로 이루어져 있다고 하면서 倫理와 物理는 다른 것으로서 윤리문제에서 출발한 理개념을 물리적 세계로까지 확장하는 성리학의 논리를 비판했다.
특히 물질과 공간을 분리하지 않고[虛卽氣] 전체와 부분을 연속적으로 보는[形卽氣] 세계관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한 최한기는 理在氣中이라 하여 氣가 理에 따라 움직인다고 주장했다. 이 내용은 신과학적 입장에서 본 세계관과 매우 유사한 면이 있다.
理와 氣의 개념에 대해 보다 더 근원적인 내용을 《三一神誥》에서 찾아볼 수 있다. 《三一神誥》에서는 氣와 一氣를 구분하고 있는데 우주 만물은 一氣에서 일어나며 그 작용은 心, 氣, 身의 셋으로 나누어져 이루어진다고 했다.
一氣는 본디 비었으면서[虛] 극성이 없는 것인데 여기에서 양극으로 갈라지면서 만물이 나온다고 함으로써 우주의 근원인 氣를 물질적 개념의 질료가 아니라 파동적 개념으로 파악하고 있다.
모든 물질은 無極의 에너지장이 음양으로 나뉘어 출렁이면서 파도칠 때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는 것이다.
에너지의 작용에 의해 드러나게 되는 心, 氣, 身은 각기 理, 氣, 機에 해당한다고 보며 이것은 우주의 운행을 理와 氣만으로 설명하는 성리학보다도 더 합리적이다.
비유하여 설명한다면 컴퓨터가 움직이려면 소프트웨어[理], 하드웨어[機], 그리고 전기 에너지[氣]가 있어야 하는 것과 같다.
사람도 마찬가지로 몸[身]이라는 하드웨어가 있고 여기에 마음[心]이라는 소프트웨어와 생기[氣]라는 에너지가 같이 있어야 살아 움직이게 된다.
따라서 살아 움직이는 우주 만물에도 氣가 가득 차 있다고 보게 된다.
氣에는 淸濁이 있는데 맑으면 오래 살고 탁하면 일찍 죽으며, 따라서 氣는 生死門이라 했다. 여기에서 우리는 氣가 생명을 유지하는 동력원이라는 개념을 유추할 수 있으며 동시에 청탁이라고 하는 質의 개념도 있음을 알 수 있다.
현대과학에서 에너지에는 量의 개념만이 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과는 다른 내용이다.
또한 心, 氣, 身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했는데 이것은 작동하는 컴퓨터에서 이들 셋을 나누어 생각할 수 없는 것과 같다.
따라서 氣에는 마음의 정보가 항상 같이 실려 다닌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그러므로 氣에 실린 정보를 제어하면 氣의 흐름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위의 내용을 정리하면 氣는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다.
첫째, 氣는 우주 만물을 구성하는 근원이며 파동과 같은 속성이 있다.
둘째, 氣에는 量만이 아니라 質의 개념이 있어 정보 전달이 이루어진다.
셋째, 氣는 대기에 충만해 있으며 만물을 연결하는 매개체이다.
<氣가 만물을 연결한다> 방건웅 / 한국표준과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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