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자료

[스크랩] 칼빈과 웨슬레 사이에서..

수호천사1 2011. 9. 27. 06:21

칼빈과 웨슬레 사이에서..

저는 전통적인 장로교인으로 자랐습니다. 한국 장로교 중에서도 대표적인 보수파인 합동 측(총신대학교를 신학교로 가진 교단)에 속한 교회에서만 신앙생활을 했습니다. 주일학교 다닐 때부터 내용도 잘 모르는 ‘개혁주의신앙’에 대해 귀가 따갑도록 들었습니다. 장로교회를 창시한 요한 칼빈(원래는 불란서 사람이므로 쟝 깔뱅이 맞다고 함)이 주장한 장로교의 5대 교리(영어로 첫 자를 따서 소위 ‘TULIP교리’라고도 함)는 중고등부 다닐 때부터 달달 외웠습니다.

당시 신학교에 다니던 전도사님들이 설교를 하시거나 성경공부를 인도할 때면 학교에서 배운 칼빈주의의 위대성을 강조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어떤 분은 칼빈주의와 대조를 이루는 요한 웨슬레의 신학은 잘못된 것이며 대표적인 웨슬레파 교회인 감리교회를 이단시하는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미국에 와서 신학을 공부를 하면서 점차 한국에서 들었던 많은 이야기들이 너무 편협한 주장이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 저는 어느 특정 교단에 속하지 않은 독립된 신학교를 다닌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물론 하나님의 절대주권을 금과옥조로 지키는 칼빈주의 신학의 근본사상을 저는 아직도 굳게 붙들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장로교회에서 목사 안수도 받았었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내용을 잘 모르면서 백안시하던 웨슬레 신학을 조금이나마 접해보고, 또한 거기에 속한 목사님들과 교제를 하면서 칼빈주의와 웨슬레주의가 대결구도로 나가는 것은 분명히 잘못된 것임을 알았습니다. 칼빈주의가 하나님의 절대주권과 예정설을 강조한다면 웨슬레신학은 하나님의 부르심에 대한 인간의 책임과 응답을 강조합니다.

그런데 성경에 보면 양편의 주장을 지지해주는 성경구절이 많이 나옵니다. 최근에 저는 웨슬레신학 중에서 믿는 성도들이 완전한 삶을 살 수 있다는 성화의 개념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인간이 완전하다는 말이 아닙니다. 그러나 예수님을 영접할 때 내가 십자가에 주님과 함께 죽고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계시는 예수님이 사시기 때문에 죄를 지으려는 과거의 나는 고려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 결과 칼빈주의자에 비해서 웨슬리언들은 성도의 삶과 사회봉사에 관심이 많은 것입니다. 오히려 예정설을 철두철미하게 믿는 많은 장로교인들 가운데는 내가 믿기만 하면 아무리 내 마음대로 살더라도 무조건 천국에 간다는 왜곡된 구원론 때문에 신앙과 삶이 180도 다른 성도들이 많은 것입니다.

세상에 완전한 신학은 없습니다. 신학은 인간이 만든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완전하시지만 인간은 불완전합니다. 잘 모르는 부분에 대해서는 겸손하게 마음을 열고 다른 편에서는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배우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나중에 천국에 가면 요한 칼빈과 요한 웨슬레가 주님 안에서 온전히 하나된 형제임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 포도원교회 정영민 목사 -

출처 : 창골산 봉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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