퀀텀 영어란 무엇인가?
양영근의 퀀텀 영어 <4>
* 예습도, 복습도, 숙제도 없는 영어 교육
퀀텀 영어는 "스트레스와 두려움이 없고, 주입식이 아닌 즐기는 영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렇다면 학습자는 아무것도 안하고 가만히 있기만 하면 영어를 잘 할 수 있을까? 어떻게 즐기라는 말인가? 이런 의혹이 누구에게나 생길 것이다. 오히려 그런 학습법이라면 엉터리일 것이라고 예단하는 분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렇지만 예습도, 복습도, 숙제도 없는 영어수업이 있다면 학생들의 반응을 어떠할까? 아마 학생들이 양손을 들고 환호하는 그야말로 꿈과 같은 수업일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학생들은 당연히 영어 공부의 어떤 두려움이나 스트레스 없이 영어를 즐기며 학습하게 될 것이다. 물론 현재 자연과 더불어 사는 교육을 목표로 하는 어느 대안학교는 일부 교과목에서 이를 실천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 교과가 외국어인 영어인데, 그러한 교육이 가능할지는 여전히 의문이 생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가속 암시학습법은 교실에서 "스트레스와 두려움이 없고, 주입식이 아닌 즐기는 영어"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예습도, 복습도, 숙제도 없는" 수업을 실행하고 있다. 그렇지만 그 교육의 효과를 실질적으로 얻도록 하기위해 여러 단계의 다양한 장치를 융합하여 완전하게 구현되도록 한다.
우선, 초가속 암시학습 퀀텀 영어 교실에서는 일차적으로 선생님으로서의 자격 조건과 선생님의 역할 그리고 학생의 역할이 매우 중요함을 강조한다.
* 영어 교사의 외향적 자격 조건
일반적인 교사의 자격 그리고 품성과 더불어 퀀텀 영어 교실에서 예외적으로 주목하는 사항 중 선생님에게 요망하는 몇 가지 항목이 있다.
1. 영어를 가르치는 선생님이 원어민이 아닌 비 영어권 해당 국가 출신의 2개 국어 사용자인 경우 해당 국가의 모국어 사투리를 사용하지 말 것
2. 선생님의 목소리는 저음의 안정되고 묵직한 느낌이 나도록 할 것
3. 선생님의 언어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거나 느리지 않은 듣기 좋은 속도일 것
특히 말을 더듬거나, 혀 짧은 소리가 나지 않도록 할 것, 또한 특이한 몸짓의 버 릇이 없어야 함
4. 강의가 있는 전날 지나친 음주를 금하며, 수면과 휴식을 충분히 취하도록 해 학 생들에게 선생님의 피로한 기색을 보이지 말 것
5. 학생들에게 권위(authority)를 유지할 수 있도록 옷차림을 바르게 할 것
6. 휴식 시간 및 수업 종료 후 학생들과 함께 차를 마시거나 식사 혹은 음주를 하 지 말 것 등이다.
영어 교사의 외향적 자격 조건 중에서 1, 2, 3항의 경우, 대화에서 시각과 청각 이미지가 중요하다고 주장하는 앨버트 메라비언(Albert Mehrabian) 교수의 메라비언의 법칙 (the Law of Mehrabian)을 참고해 보면 쉽게 납득이 갈 것이다. 메라비언 교수는 1970년 그의 저서《Silent Messages》에서; "한 사람이 상대방으로부터 받는 이미지는 시각이 55%, 청각이 38%, 언어가 7%에 이른다."라고 발표했다. 여기서 청각은 목소리의 톤이나 음색(voice color)과 같은 언어의 품질을 말하고, 언어는 전달하고자 하는 말에 담긴 내용을 말한다. 따라서 대화를 통해 말의 내용을 언어로 전달할 때 말의 내용과 관계가 없는 외부적 요인들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령, 한국인 영어 선생님이 특정 지역의 사투리를 심하게 사용할 경우 영어 수업을 받는 학생들은 그 선생님의 영어 발음이 이상하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이런 경우라면 선생님의 영어 실력이 아무리 뛰어나다 하더라도 그의 실력은 온전히 인정받지 못하고 오히려 평가 절하되고 있음을 알 것이다. 문제는 선생님이 아니라 학생들이 선생님으로부터 받아야 하는 심리적 자신감의 혼란이나 결여로써, "저분에게서 영어를 배우면 나의 영어 실력이 매우 향상될 것"이라는 믿음을 형성하는데 장애의 한 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데 있다. 물론 이것은 학생들이 갖는 일종의 편견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소한 편견을 묵과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이런 웃지도 못할 사례가 하나 있다. 오래전 시내의 모 외국어 학원에서 원어민 영어 선생님으로 흑인을 한 번 채용한 적이 있었는데, 그 분의 영어 실력이나 학력이 매우 우수했음에도 불구하고 수강생이 없어서 결국 그를 해고해야 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왜 이런 일이 한국에서 일어났던 것일까? 그것은 유색인에 대한 민족 특유의 언어 습관을 기준{ethnic(al)}으로 보는 편견과 피부나 눈 색깔, 골격 등의 관점을 기준(racial)으로 보는 한국인의 인종적 편견 때문이다. 흑인 선생님이 사용하는 영어는 왠지 모르게 수준이 떨어질지 모른다는 심리가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요즈음은 수많은 다문화 가정의 등장으로 인해, 이런 인종적 편견이 사르러들고 있어 다행이지만 여전히 그 잔재는 남아 영향을 미치고 있는 듯하다.
물론 시대에 따라 국가마다, 그리고 해당 지역 사회마다 특수한 교육적 상황과 조건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영어 교사의 자격을 배타적이고 일괄적으로 정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영어 교육에 있어서 학생들의 학습 효율과 심리적 기대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에게 어떠한 심리적 불안을 유발하는 선생님의 어투에 따른 편견이나 오해의 소지가 없는 편이 나을 것이다. 그래서 교사 재교육 프로그램 같은 것의 필요성 역시 대두되는 것이다.
나중에 음악과 관련한 뇌와 영어 학습간의 관계에 대해 글을 따로 게재하겠지만, 2항의 경우, 선생님의 목소리가 저음의 안정되고 묵직한 느낌이 날 때 그 효과가 고음의 날카로운 목소리 보다 낫다고 말하는 이유는; 사람이 말할 때의 목소리 음역 중에 주파수가 상대적으로 낮은 중저음의 목소리는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심리적 안정감과 함께 상대가 지적이라는 느낌을 갖게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보다 더 낮은 저주파의 목소리는 두려움과 경외심까지도 느끼게 한다. 반대로 소리가 높아지면 주파수도 높아지고, 높은 주파수일수록 파장이 짧아서 또렷하게 들리지만 중저음처럼 심리적 안정감은 주지 못한다. 이처럼 선생님의 목소리 톤이 중요한 것은 나중에 학생들의 의식을 확장 시키는데 중요한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이는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일반인들 보다 더 자주 양쪽 뇌를 모두 사용하는 전두엽형 인간일 뿐 아니라 이들의 지능지수(IQ)가 음악을 하지 않는 사람들 보다 상대적으로 더 높다는 사실과도 관계가 있다.
3항의 경우 역시, 선생님의 언어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거나 느리다면, 혹은 선생님이 말을 더듬으시거나, 혀 짧은 소리를 내신다면 선생님 말씀의 내용을 듣기위해 학생들은 긴장해서 선생님의 목소리에 집중하게 됨으로, 얼마 안가 피로함을 느끼게 된다. 또한 선생님에게 특이한 몸짓의 버릇이 있다면 학생들의 주의력은 산만해 질수도 있다. 이 모든 요인은 학습 효율 확보와는 거리가 있다.
4, 5항의 경우, 학생들에게 선생님의 피로감을 보이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학생들의 심리적 자신감 확보 때문이다. 선생님이 피로해 보이면 수업 분위기는 가라앉게 되어있다. 이는 곧 학생들의 학습의욕 저하로 직결된다. 또한 선생님의 옷차림이 초라하거나 매무새가 단정하지 못해도 학생들 앞에서 권위가 상실되기 때문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한다.
선생님에게 있어서 권위의 유지는 매우 중요하다. 여기에서 권위라는 것은 언어의 형식적이고 의미적 차원에서 말하는 것이 아니다. 교육이 진행되는 동안 선생님에 대해 학생들이 갖는 경외심을 말하는데, 이는 수업 시간에 학생들이 수업에 집중하도록 하는 긴장감을 유발시키는 효과가 있다. 그러니까 이 때 형성되는 권위는 학생들로부터 대접 받는 권위가 아니라 일종의 특정한 지위의 개인이 갖는 대중을 신복시킬 수 있는 재능과 같은 것이다. 그것은 마치 신이 인간에게 특별히 부여하는 권능인 카리스마(charisma)라고도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카리스마가 있는 사람 앞에 나가면 자신도 모르게 경외감이 생겨 상대를 함부로 대하지 못하는 것처럼, 학생들 역시 가르치는 교사에 대해 그런 느낌을 가짐으로써 학습에 집중하게 되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선생님의 옷차림은 시각이미지와 관계된 것으로 선생님의 자세나 용모, 몸짓 등 외적으로 보이는 것의 하나이다. 이 역시 선생님의 권위 유지에 매우 중요하다. 그것은 예컨대 품위 있어 보이는 호텔 고급 식당에서의 식사와 허름한 뒷골목 식당에서의 식사가 그 맛을 떠나 식사하는 사람에게 들게 하는 기분을 달리 갖게 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6항의 경우, 휴식 시간 및 수업 종료 후 학생들과 함께 차를 마시거나 식사 혹은 음주를 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선생님과 학생들 사이에 지나친 친근감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혹자는 선생님과 학생들이 가까워지는 것이 왜 나쁘냐고 말할 것이다. 실제로 일선 학교에서는 사제지간의 신뢰와 정을 가꾸도록 권장한다. 이는 옳다. 당연히 사제지간의 정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단기간의 학습 효율을 위해서는 장애가 될 수도 있다.
필자 역시 로자노프 박사에게서 수업을 받을 때 교육 기간에는 한 번도 식사나 술을 함께 해본 적이 없었다. 로자노프 박사는 여러 번의 식사 초대에도 불구하고 매우 철저하게 거리 유지를 준수하였다. 사제지간의 일정 거리 유지는 집중력 제고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옛말에 "친할수록 예의를 지킨다."는 것이 있다. 심리적 거리가 가까워지면 서로가 행동의 실수를 할 수도 있고 예의상 결례를 범할 수도 있다. 그리고 더욱 심각한 것은 사제의 관계가 모호해 질 수도 있다. 특히 선생님과 학생이 이성일 경우에는 특히 그러하다. 비단 이성간의 인간적 문제가 주제인 것은 아니지만, 학생의 의식을 확장시켜 언어적 상상력을 키워줘야 하는 선생님의 역할은 실패로 끝날 수 있기 때문이다.
양영근 / 로자노프언어교육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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