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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퀀텀 영어 2> 한국 영어교육의 불가사의

수호천사1 2008. 11. 6. 16:09

한국 영어교육의 불가사의

양영근의 퀀텀 영어 <2>

   


  한국은 전통적으로 교육 열의가 매우 높은 나라이다. 누구나 자긍심을 가질만한 오랜 문화와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외세의 침략으로 인한 어두운 근대사도 안고 있다. 그래서 서둘러 과거의 역사적 상처를 외면하고 빈곤으로부터 서둘러 탈출하여 선진대국으로 가는 길을 닦았고 그 길 위를 빠르게 달려왔다. 그리고 수많은 능력 있는 사람들이 외국으로 진출하고 있다. 그런데 국내적으로 문제가 발생했다. 국내의 전통적 산업 기반이 1차 산업에서 2차, 3차 산업으로 이동을 했다. 과거 노동 집약적 사회로부터 첨단 기술의 완전 자동화와 전문화, 분업화 사회가 되어 예컨대 100명의 인력이 필요하던 생산업무가 소수의 몇 명으로도 해낼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나머지 유휴 인력은 지식 기반의 3차 서비스 산업으로 뛰어 들 수밖에 없고 그에 따른 경쟁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심화되었다.
  
  사람들은 서로간의 선의의 경쟁을 위해 경쟁력을 확보하려고 자기계발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있다. 그런데 여러 자기계발 프로그램 중에서 이상하게 영어 구사 능력이 경쟁력 제고의 최고의 방법이 되었다. 과거 한 때 영어는 입시나 입사를 위해 치러야 하는 예식 절차와도 같았다. 그래서 다소 영어 구사 능력이 없어도 기업 내에서 맡은 임무를 수행하고 승진하는데 심각한 장애는 없었다. 지금 '영어'는 필수가 되었다. 정복해야 할 대상인 것이다. 어린 아이 어른 누구 할 것 없이 미래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영어 공부를 한다. 외국에 전혀 나갈 것 같지 않은 사람도, 영어와 무관한 사업을 하는 사람도, 이다음에 커서 어떤 일을 해야 할지 아직 모르는 어린 아이들도 아기들도 심지어 태아 까지도 태교영어라 해서 영어를 공부한다. 불가사의한 신기한 세상이다.
  
  사실 불가사의[不可思議]는 마음으로 헤아릴 수 없는 오묘한 이치를 뜻하는 것으로, 본래 불교에서 말로 표현하거나 마음으로 생각할 수 없는 오묘한 이치 또는 가르침을 의미하거나,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놀라운 상태를 말하기도 한다. 실제로 이러한 이해 불가능한 현상이나 사실은 특정 종교의 범주를 떠나 세계 도처에 산재해 있다. 그러나 한국의 영어 교육 마당을 들여다보면 도저히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몇 가지 부분들이 마치 불가사의처럼 생각된다.
  
  광범위한 교육 분야 중, 비단 외국어 영역에서 특히 영어가 그 불가사의 대상인 주된 이유는 한국과 같은 교육 열의가 매우 높은 나라에서 "영어에 매달려 오랜 동안 시간과 비용의 투자를 해온 한국 영어 학습자들의 영어 실력이 현재 지구촌에서 왜 인정받고 있지 못하는가?"를 반문하게 하는데 있다. 2004~2005년 미국 교육평가원{ETS(Educational Testing Service)}집계 자료에 의하면, 한국의 토플 성적이 전 세계 147개국 중 93위였다가 2004~2005년 77위. 그러다 시험 방식이 IBT(Internet-based Test)로 바뀌면서 문법 대신 말하기가 추가되면서 2006년 12월 우리나라의 순위는 111위까지 추락했다는 사실이다. 말하기 부문만 보면 134위로 한국의 국제적 위상으로 볼 때, 거의 꼴찌에 가까운 것이라고도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동계, 하계 올림픽이나, 월드컵 경기, 국제 육상 대회, 그리고 엑스포와 같은 국제행사 및 일반 국제회의나 전시 등을 유치할 때, 개최 희망 국가 중 대상 개최국 선정 평가 조항에도 해당 국가 국민의 영어 소통 능력을 포함할 정도인데, 아시아 선진 12개 국가들 중에서도 한국은 영어 소통이 가장 힘든 나라라고 조사 발표될 정도이다. 그러나 한국에 대한 이러한 평가와는 달리 덴마크는 유럽에서 가장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손꼽힌다. 그 이유는 근로자 중 약80%가 영어 구사에 어려움이 없는 뛰어난 영어실력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싱가포르 역시 누가 뭐라 해도 자기네가 아시아의 허브 국가라고 자칭하는 이유도 그들의 영어 실력을 자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영어 광풍이 불고 있는 한국에서 영어를 공부하고 있는, 또 배우려고 상당한 노력을 하는 사람들의 수가 전 국민 대비 비율이 매우 높다는 것과, 영어 공부에 투자하는 시간이 엄청 나며, 영어의 공교육과 사교육에 쏟아 붓는 직, 간접비용의 지출이 영어를 외국어로 배우고 있는 나라들 중 최고라는 사실을 고려해 보면, 이런 엄청난 대가의 지불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영어 학습자들이 그간 받아 온 저조한 영어성적표 그 자체를 믿기 힘들다.

 

  

출처 : MyLoveCh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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