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거짓말로 맺은 계약도 지켜야 했는가? (수 9장)
거짓말로 맺은 계약도 지켜야 했는가? (수 9장)
기브온 사람들은 가나안을 향해서 진군해 오는 이스라엘 백성을 크게 두려워하였다. 저들은 이스라엘과 평화조약을 체결함으로서 살길을 모색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들은 가나안 거민 중에 하나였으므로 그것이 불가능하였다. 저들은 꾀를 써서 자기들은 먼 지방에서 왔다고 속였고 그 거짓말을 참말처럼 가장하기 위해서 자기들이 떠날 때 신선했던 떡이 이렇게 마르고 곰팡이가 났다고 그 떡을 증거품으로 제시하였다. 이스라엘은 하나님께 묻지도 않고 사실 여부도 확인하지 않은 채 성급하게 저들과 평화의 계약을 체결하고 말았다. 물론 저들의 거짓말은 곧 발각되었으나 그들과의 계약은 폐기할 수 없었다. 따라서 이스라엘은 저들을 다른 가나안 족속처럼 죽일 수가 없었으며 여호수아는 저들을 꾸짖기만 했을 뿐이다. 그러면 그 이유가 무엇인가? 사기에 의한 계약도 지킬 의무가 있었는가?
먼저 여기 나오는 기브온 족에 대해서 알아보고 문제를 풀어 보기로 한다.
기브온 족의 위치가 어디였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대체로 현재 에지지브(ej-Jib)로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이곳은 예루살렘에서 북서쪽으로 8마일 상에 위치해 있다.
그러나 유세비우(Easebius)에 의해 준비된 팔레스틴 고대 도시 명단에 따르면(ONMASTICON) 베델에서 서쪽으로 로마의 마일로 4마일 떨어져 있었다. 근래에 에지지브의 발굴에서 나온 주전자의 손잡이에서 기브온이라는 고대 히브리 이름이 여러 개가 나왔다. 물론 거기서 다른 이름 헤브론이나 소코(Socoh)도 나오고 있으므로 그것이 결정적인 단서가 되기는 어려우나 그럼에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1) 이 기브온 족은 그 정치체제가 가나안의 다른 나라와는 달랐던 것 같다. 왕 대신에 장로들이 나오는 것이 그 증거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 기브온 족이 가나안 족속의 일부였다는 증거가 있는가? 기브온 족속은 아마도 히위 족속이었을 것이다.2) 이렇게 볼 때 하나님께서 진멸하라고 하신 백성 중에 하나가 된다(신 20:17).
이제 왜 이스라엘 백성은 거짓말을 해서 체결된 계약을 지켜야 했는지를 알아보자.
그것은 그 계약이 하나님 야웨의 이름으로 엄숙하게 맹세되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방 가나안 사람들과 조약을 체결하기 전에 먼저 그 일에 대하여 하나님께 묻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의 야웨의 이름으로 맹세된(15절) 그들의 약속을 지키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약속의 의무를 지키지 않는 죄는 하나님의 심판을 이스라엘에 자초하는 결과가 되었다. 후에 사울은 기브온 사람 몇을 죽인 것 때문에 하나님의 심판이 임하였다(삼하 12:1-14).3)
이런 이유로 기브온 사람들은 이스라엘의 공격을 피했고 생명을 보존할 수 있었다. 저들은 이스라엘 백성 중에서 종으로 살면서 나무를 패며 물을 긷는 일을 하였다. 결국 저들은 이스라엘 회중을 위해 섬겼고 하나님의 제단에 필요한 일을 하게 된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기브온 족속이 계약대로 생존할 수 있었던 간접적인 이유를 지적할 수 있을 것이다.
1. 저들은 소문을 통해 여호수아가 여리고와 아이 성에서 행한 일을 듣고 하나님을 경외하였다.
2. 저들은 가나안의 여러 왕들이 이스라엘의 소문을 듣고 모여 여호수아와 이스라엘과 싸우려고 준비한 데 비해 이스라엘과 평화를 모색하였다. 저들은 심판받을 다른 가나안 족속과는 같지 않았다.
여기서 우리는 무엇을 배우는가?
우리의 눈에는 모든 진리가 다 드러나지 않으므로 보이는 외양은 우리를 속일 수 있다. 선한 사람은 유익을 취하려는 자들의 교활함으로 속을 수 있으며 영적임을 가장할 때 쉽게 그들의 경계의 방패를 던져 버리게 된다. 그러므로 신자는 무슨 일을 결정할 때 먼저 하나님께 묻고 해야만 한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는 이스라엘 백성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크신 은혜를 깨닫게 된다. 하나님께서는 선한 사람의 잘못에서 최선의 것을 만들어 내신다. 그것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그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일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기 때문이다(롬 8:28).4) 하나님의 은혜는 용서를 하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잘못을 폐하시며 종종 죄와 실패에서 축복을 가져온다는 사실이다.5)
주
1. M.H. Woudstra, The book of Joshua(Grand Rapids: Eerdmans,1988), pp.154-155
2. Ibid., pp.157-158
3. G.L. Archer, Encyclopedia of Bible Difficulties(Grand Rapids: Zondervan, 1988), p.161
4. Beacon Bible Commentary(Kansas: Beacon Hill Press, 1965), pp.56-58
5. The Bible Knowledge Commentary, Old Testament(Victor Books, 1985), p.3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