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학

[스크랩] 말씀을 `먹는다`는 의미

수호천사1 2011. 5. 10. 09:59

말씀을 '먹는다'는 의미
 

 
 
옥스퍼드 대학의 연구원이었던 오스틴 패러(Austin Farrer)는
그의 뱀튼 강연(Bampton Lectures)에서, 평범한 사람들이 자신의 영혼을 형성하는 이 책을 읽을 때에

특징적으로 행하게 되는 ‘험난한 영적 독서 훈련’ 에 대해서 언급했다.

그 독서는 단지 두뇌의 신경 세포만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생애 전체를 가지고 읽을 것을 요구하기 때문에 험난하다.

 
 
우리는 행여 자신이 하나님을 믿게 될까 봐 끝도 없이 회피의 묘안들을 고안해내고,
무엇이든 ‘영성’에 대한 지식만 얻으면 그것을 가지고 자신을 신으로 세우는 데 혈안이 되는 사람들이기에
그러한 독서는 험난할 수밖에 없다.

또한 성경에 나오는 말들을 읽고 이해하는 것을 배우고 나면
이제 겨우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되기 마련이다.

그리고 영적 독서는
우리의 존재 전체, 근육과 인대, 눈과 귀, 순종과 예찬, 상상력과 기도를 요구한다.
 
 
우리의 선조들은 이 ‘험난한 훈련’(이것을 일컫는 그들의 표현은 ‘렉치오 디비나’였다)을 그 어떤 학교보다 요구가 많은 학교,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진리의 성령이 오시면 그가 너희를 모든 진리 가운데로 인도하시리니...그가 내 것을 가지고 너희에게 알리시리라”(요 16:13-15; 그리고 14:16; 15:26; 16:7-8 도 보라)라고 말씀하셨을 때에 뜻하신 이 성령의 학교의 교과 과정의 핵심에 놓았다.
이 학교에서 창조되는 모든 글은 그와 같은 독서를 요구한다. 그
것은 참여의 독서이며, 그 말씀이 우리 삶의 내면이 되도록 말씀을 받아들이고,
그 리듬과 이미지가 기도의 실천, 순종의 행위, 사랑의 방식이 되도록 말씀을 받아들이는 독서다.
 
 
먹는다는 은유로 우리에게 말이나 글로 전해진 말, 기꺼이 받아먹고 맛보고 씹고 음미하고 삼키고 소화하는 말은, 선전이나 정보의 형태로 다가오는 것과는 매우 다른 효과를 낳는다.
선전은 다른 사람의 의지를 우리에게 행사하는 것이며,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하거나 신념을 가지도록 조작하려는 행위다.
그것에 의해서 움직이는 한 우리는 더 작은 사람이 되고, 작가나 화자의 꼭두각시가 된다.
꼭두각시에게는 존엄성도 영혼도 없다.
그리고 정보는 우리가 어떤 방식으로든 사용할 수 있는 소모품의 상태로 말을 축소한다.
말을 도구나 무기로 사용하기 위해서 원래 그것의 근원적 맥락인 도덕적 우주와 인간 관계로부터
분리하는 것이다.

그와 같이 언어를 소모품으로 만들면 그것을 말하는 자와 듣는 자 모두가 소모품으로 축소된다.
독서는 엄청난 선물이다.
단, 말이 독자에게 흡수될 때, 영혼으로 받아들여질 때, 먹고, 씹고, 물고,
느긋한 기쁨 가운데 받아들여질 때만 그렇다.

이미 오래 전에 죽었거나 수천 킬로미터의 거리 혹은 수년의 세월로 분리된 인간의 말,
우리의 영혼에 생명을 불어넣기 위해서 하나님의 성령이 사용하셨고 지금도 사용하시는 그 말이 책의

지면에서 나와 우리 삶에 신선하게 그리고 정확하게 들어와 진리와 아름다움과 선함을 전달해 준다.

 
 
 
실제로 다가가는 우리의 길이 과거의 세월을 향해 깊어지고 대륙을 넘어 펼쳐진다.
그러나 이러한 독서는 미묘한 위험 또한 안고 있다.
황홀경 속에서 터져 나온 인간의 열정에 찬 말이 책의 지면에 그냥 밋밋한 채로 남게 되고
비인격적인 눈이 그것을 분해해 버릴 수 있는 것이다.

엄청난 고통 속에서 짜내어진 거친 말들이, 껍질을 벗기고 속을 채우고 박제를 해서
꼬리표를 붙인 박물관의 표본이 되어 버릴 수도 있다.

모든 독서가 안고 있는 위험은 말이 선전으로 왜곡되거나 정보 즉 단순한 도구와 자료로
축소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살아 있는 목소리를 잠재우고,
말을 편리와 이익을 위해서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축소한다.
어느 시편 기자는, 말씀하시고 우리의 말을 들으시는 살아 계신 하나님을 사람이
사용할 수 있는 금과 은의 물신(物神)으로 축소하는 동시대인들을 조롱했다.

 
우상을 만드는 자들과 그것을 의지하는 자들이 다 그와 같으리로다(시 115:8).
 
정보 기술과 선전 기교의 홍수 속에서 날마다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이 경고는 여전히 유효하다.
우리는 이러한 재난으로부터 말을 구해 내야 한다.

 
 
 
자료출처 : <이 책을 먹으라>(유진 피터슨, 양혜원 역/IVP)

출처 : 창골산 봉서방
글쓴이 : 봉서방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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